여야, 농민 뒷전 물가안정대책 질타.."농식품부마저 부추겨"
농해수위 전체회의 주요 내용
쌀값 문제 매년 반복…대책을
수입축산물 할인 행사 격려한
주무부처 정황근 장관 지적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산림청 등 소관기관으로부터 업무 현황을 보고받고 현안을 질의했다. 의원들은 유례없는 쌀값 폭락과 농민 배려 없는 물가대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고질적 쌀값 문제 해결해야=여야 의원들은 쌀값문제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윤석열 대통령이 농업분야 국정과제 가운데 첫손에 ‘식량주권 확보와 농가소득·경영안정 강화’를 꼽았는데 이를 위해선 쌀값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려면 재배면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은 “매년 쌀값이 문제인데 정부는 밀과 콩을 쌀 대신 재배하겠다고 매번 말하지만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내년에 전략작물직불제를 도입하고자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논에다 밀을 심으면 1㏊당 50만원을 주는데 이를 250만원까지 높이고, 밀과 분질미를 이모작하면 쌀 과잉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경기 포천·가평)은 “좋은 아이디어지만 논에 콩을 재배할 때 필요한 농기계 등의 지원이 필요하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밀과 콩을 심은 논에서 언제든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민 울리는 물가안정대책 비판=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농식품부마저도 농민을 배려치 않는 물가안정대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질타가 이어졌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은 “지난달 1일 농식품부 장관이 세종시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무관세로 들여온 캐나다산 돼지고기를 점검하면서 유통업체의 자체적인 할인행사에 감사를 표했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양돈농가들은 올 하반기 생산비 급등으로 줄도산을 걱정하는데 주무부처 장관이 대형마트에 가서 수입 축산물 할인을 격려하는 게 맞는 건지 의아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물가안정대책이 물론 필요하지만 농식품부 장관은 농가들의 생산비 부담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 현장에 가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도 “정부가 최근 저율관세할당(TRQ)을 통해 마늘 1만t을 수입한다고 발표하면서 마늘가격이 뚝 떨어졌다”며 “햇마늘이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까 농민들 원성이 높은데 정부는 농민들을 고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타=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공익직불제 개편 작업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공익직불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만큼 이제는 억울하게 공익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농민들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2020년 공익직불제를 도입하면서 억울하게 직불금을 받지 못하신 분들이 많아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다”며 “직불제 개편 후에는 농민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낙농제도 개편 협상의 조속한 재개도 요구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정부와 낙농단체가 협상을 하다가 중단된 상태인데 재개를 해야 한다”며 “이 문제도 풀 수 있도록 장관이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앞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정식 인가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은 “오염수가 방출되면 우리 수산물과 해양이 오염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며 “사전에 오염수가 방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는 그런 방침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은정·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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