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집단 주인공 캐스팅의 비밀

2022. 8. 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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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의 대목 여름방학을 맞아 기대작이 줄줄이 개봉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지난달 20일 개봉한 <외계+인 1부> , 27일에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 , 이달 3일에 개봉한 <비상선언> , 10일에 개봉하는 <헌트> 가 '4강'을 형성하면서 치열한 흥행전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비행기 재난영화 <비상선언> 에서는 송강호·이병헌·전도연·김남길·임시완·김소진·박해준이 주요 배우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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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 도술가의 싸움을 다룬 영화 ‘외계+인 1부’ 포스터,

극장가의 대목 여름방학을 맞아 기대작이 줄줄이 개봉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지난달 20일 개봉한 <외계+인 1부>, 27일에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 이달 3일에 개봉한 <비상선언>, 10일에 개봉하는 <헌트>가 ‘4강’을 형성하면서 치열한 흥행전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이 가운데 남한의 안전기획부(지금의 국가정보원)에 숨어든 북한 간첩을 색출하는 이정재·정우성 주연의 <헌트>를 제외하면 세 영화 모두 굵직한 존재감을 지닌 배우가 다수 출연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인간의 몸에 들어간 외계인과 도술가의 싸움을 다룬 <외계+인 1부>에는 류준열·김우빈·김태리·소지섭·염정아·조우진·이하늬가 출연한다. 한산도 대첩을 배경으로 하는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이순신 역의 박해일 외에 변요한·안성기·손현주·김성균·김향기·옥택연·공명이 화면을 채운다. 비행기 재난영화 <비상선언>에서는 송강호·이병헌·전도연·김남길·임시완·김소진·박해준이 주요 배우로 나선다.

최동훈 감독은 두가지 이상의 장르를 혼합해 영화를 연출하는 까닭에 두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암살(2015년)>이 항일투쟁의 역사를 <미션 임파서블> 같은 할리우드 첩보물로 덧입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계+인 1부> 역시 고려시대와 현대가 교차하며 각각 판타지와 SF 형식을 취한다. 류준열과 김태리가 도술을 부리고 한편에서 김우빈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외계 존재로 출현하는 등 각기 다른 역할을 분담하는 형식으로 많은 배우가 사이 좋게 분량을 챙긴다.

<한산>의 이순신은 <명량(2014년)>의 이순신(최민식)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명량>에서 12척으로 일본 수군 300척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벌였던 것과 달리 <한산>에서는 그를 따르는 수군이 일치단결해 압도적으로 승리를 도모한다. 학이 날개를 편 듯 전투선으로 바다에 성을 쌓는 학익진(鶴翼陣)이 왜군을 삼킨다. 이때 각각의 전투선을 담당하는 이들은 그저 일개 수군이 아니라 맡은 바 책무를 수행하는 역사 속 영웅이다.

<비상선언>의 인물들은 모두 나약하기 짝이 없다. 비행기 테러 여파로 죽음 앞에 직면한 극 중 이병헌도, 김남길도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이들을 안전하게 착륙시켜야 할 국가 고위 관료를 연기한 송강호도, 전도연도 무력하다. 다만 모두 힘을 합친다면 어떠한 재난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이 영화 주연배우의 면면에 숨겨져 있다.

관객이 몰리는 시기 영화는 종종 ‘집단 주인공 체제’로 관객의 관심을 유도한다. 일단 주연배우 숫자가 많으면 홍보 측면에서 해당 영화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대중에게 알려주는 효과를 거둔다. 주연배우를 섭외한 배경을 간파할 때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허남웅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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