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제재에 반발.. 고성능 원심분리기 수백대 가동 시작

정지섭 기자 2022. 8. 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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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복귀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반발해 고성능 원심분리기 가동을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일(현지 시각) 전했다. 이란 영자신문 테헤란타임스 등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로 수백대의 신형 원심분리기에 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란 원자력청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이날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이란 정부의 핵심 자금줄로 알려진 석유기업 6곳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우리는 이란의 핵합의 복귀를 위한 외교적 모색을 지속해왔으며 이란이 복귀할 때까지 필요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란은 원심분리기 작동이라는 강경 조치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미국을 겨냥해 “이런 식의 행동을 계속한다면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은 얼마나 많은 원심분리기가 가동 절차에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핵개발을 중단하고,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핵합의를 미국 등 서방 6개국과 타결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이란과 간접적으로 핵합의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양측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이란은 핵 합의를 부분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란이 이번에 가스를 주입한 원심분리기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최신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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