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켜라" 게시판 도배.. 문빠 이어 개딸에 점령당한 野
사법리스크 이재명 방어 위해 '기소땐 직무정지' 당헌 개정 청원
총리 고발·장관 탄핵 요구하자 일부 의원 "검토하겠다" 동조
野내부 "악질 팬덤은 李 때문", 李는 개딸 향해 "고맙고 든든"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일 당 홈페이지에 개설한 ‘당원 청원 게시판’이 하루 만에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이재명 방탄’ 요구로 뒤덮였다. 민주당은 이 게시판을 만들면서 “문자 폭탄 대신 건설적 토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벌써부터 당 관계자는 “개딸 폭탄만 하나 더 늘었다”고 했다. 개딸들의 놀이터가 된 청원 게시판은 강성 지지층과 팬덤에 끌려가는 민주당의 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민주당은 청원 게시판을 만들면서 5만명 넘게 ‘동의’를 표하면 중앙당이 직접 응답하겠다고 했다. 2일까지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은 6400명 넘게 참여한 당헌 80조 개정 요청이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검찰 공화국을 넘어 검찰 독재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야당 의원에 대한 무차별한 기소가 진행될 수 있어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당선이 유력하지만 여러 사건으로 ‘사법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지 않느냐”며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 뒤 기소가 돼도 당헌을 이유로 흔들지 못하게 하겠다는 게 청원인의 진짜 목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5500여 명이 참여한 청원은 “당비를 납부한 신규 당원에게 전당대회 투표권을 달라”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분열시킨 사람들을 민주당에 발 못 붙이게 해달라”는 청원엔 4600여 명이 참여했다. 둘 다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개딸들이 줄곧 요구한 것들이다. 심지어 이 의원과 당대표를 놓고 경쟁하는 박용진 의원이 비난과 흑색선전을 일삼는다며 후보 자격을 박탈해 달라는 청원에도 2100명 넘게 참여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이런 강성 지지층 요구에 따라 실제 당이 움직이는 모습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2900명 넘는 당원이 경찰국 신설을 주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하자고 했는데, 실제로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 중이다. ‘처럼회’에 속한 김용민 의원은 최근 당원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방에 “이·한 장관에 대한 탄핵을 논의하는데 당내 반대 의견이 많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자 “반대 의원 리스트를 공개하라”는 지지자들 요구가 쏟아졌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실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가 지난 6월 당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게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인데, 한 총리 고발 역시 강성 지지층이 강하게 요구해온 사항이다.
민주당 안에서는 “강성 지지층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는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강성 지지층이 하라는 대로 ‘검수완박’ 처리하고 이재명·송영길을 공천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주말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며 오히려 강성 지지층 목소리를 키우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여러 의혹과 관련해 자신을 비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든든하고 행복하다” “고맙잔아(잖아)”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5선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의원이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고 한 건 강성 지지자들에게 편승하고 이용하려는 얄팍한 행태”라며 “악질 팬덤의 상당 부분을 이 의원이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양념’이라더니 이 의원은 ‘고맙다’고 한다”며 “5년 동안 ‘문빠’에 휘둘렸는데, 앞으로 5년은 개딸에 끌려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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