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생긴 마음의 변화, 내면의 세계 선율에 담아"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2022. 8.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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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피아노 음악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게 늘 꿈이었습니다." 다섯 달 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던 피아니스트 이혁(22·사진)은 그사이 파리로 근거지를 옮겼다고 했다.

"전쟁을 비롯한 여러 상황으로 생긴 마음의 변화를 프로그램에 담았습니다. 메트네르의 회상 소나타는 그동안 가장 위로를 주었던 곡이고, 청중과 많이 공감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벨은 파리에서 깊이 있게 프랑스 음악을 공부할 수 있게 되어 택했죠." 올해 말까지 독일과 모로코, 폴란드, 일본에서 리사이틀과 협연 일정이 꽉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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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혁 '낯선 세계로의 초대'
내일 '금호아트홀 연세'서 리사이틀
“프랑스 피아노 음악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게 늘 꿈이었습니다.”

다섯 달 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던 피아니스트 이혁(22·사진)은 그사이 파리로 근거지를 옮겼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 쇼팽 콩쿠르 결선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올라 팬들을 잠 못 들게 했던 그는 지금 파리 에콜노르말 음악원에서 폴란드 태생 프랑스 피아니스트 마리안 리비츠키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파리 아니마토 콩쿠르 쇼팽 에디션에서 우승했는데 리비츠키 선생님이 아니마토재단 이사장이시거든요. 그때 제의를 받았죠. 모스크바의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선생님도 제가 프랑스 음악을 사랑하는 걸 잘 알고 외국인이 러시아에서 공부하는 것도 어려워진 만큼 이해해 주셨습니다.”

이혁은 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다섯 달 만의 모국 리사이틀 ‘낯선 세계로의 초대’를 연다. 금호문화재단은 “그동안 보여준 투명하거나 밝은 모습과 달리 내면의 세계와 명상적인 면모에 집중하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작곡가 메트네르의 ‘회상 소나타’로 시작해 프랑스 작곡가 라벨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지인들에 대한 추모를 담아 작곡한 ‘쿠프랭의 무덤’, 브람스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 Op.118, 버르토크의 모음곡 ‘문 밖에서’로 이어진다.

“전쟁을 비롯한 여러 상황으로 생긴 마음의 변화를 프로그램에 담았습니다. 메트네르의 회상 소나타는 그동안 가장 위로를 주었던 곡이고, 청중과 많이 공감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벨은 파리에서 깊이 있게 프랑스 음악을 공부할 수 있게 되어 택했죠.”

올해 말까지 독일과 모로코, 폴란드, 일본에서 리사이틀과 협연 일정이 꽉 차 있다.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자선 콘서트가 눈에 띈다.

“9월에 폴란드에서 체스 대회가 열리는데, 바르샤바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협회가 점자 체스판을 제작합니다. 연주비는 이 활동에 사용될 거고요. 기쁜 마음으로 연주를 수락했습니다.”

이혁은 ‘체스 대회에 출전하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3, 4월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응원해준 청중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도시에서 멀리 와서 거듭 연주를 들으신 분도 계셨습니다. 최선을 다해 새로운 세계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닮고 싶은 아티스트로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3∼1989)를 꼽았다.

“황혼의 나이까지 매 공연을 진실하게 연주한 점이 늘 닮고 싶었습니다. 저도 언제까지 연주하게 되든 그의 음악에 대한 열의와 사랑을 본받고 싶습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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