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권력서열 3위' 펠로시, 결국 대만 땅 밟았다

김채현 2022. 8. 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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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2일 대만 땅을 밟았다.

특히 시 주석 입장에선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미국에 강력 경고했음에도 불거진 이번 일로 대만 문제에 대한 강인한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강경한 조치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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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AFP 연합뉴스

25년 만의 美 하원의장 대만행
대만해협 긴장 최고조
‘군사대응’ 시사해온 中반발 전망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2일 대만 땅을 밟았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해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항공기가 이날 밤 10시45분쯤(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숙박한 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4~5시쯤 출국할 것으로 대만 언론들은 관측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 공역에 진입할 무렵 중국 공군기가 대만 해협을 통과 중이라는 중국 매체 보도가 나왔다.

다만 중국이 그간 시사해온 ‘군사적 대응’이 실제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AP 연합뉴스

왕이 中외교부장 “미국 ‘평화의 파괴자’”

이날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멸시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뿐”이라며 미국을 ‘평화의 파괴자’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 공공연히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14억 중국 인민과 적이 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역시 정례브리핑에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로 인한 모든 엄중한 후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 앞에서 열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항의 시위. 대만 빈과일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국가 핵심이익 수호를 강조해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시 주석 입장에선 3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을 당 대회(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미국에 강력 경고했음에도 불거진 이번 일로 대만 문제에 대한 강인한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강경한 조치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2일(현지시간)대만 타이베이에서 한 시민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10시 30분 대만에 도착해 약 12시간 동안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베이 EPA 연합뉴스

TSMC “대만 공격받으면 공장 멈출 것, 그러면 中경제도 혼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류더인(劉德音) 회장은 미 CNN과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 대만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발생할 경제적 여파를 경고했다.

류 회장은 “반도체 제조 과정은 미국‧유럽‧일본 등과 실시간 연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TSMC의 공장은 멈춰설 것”이라며 “이 경우 TSMC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중국의 경제적 혼란도 불가피하다. 행동에 나서기 전에 이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전쟁은 서방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가 패배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며 “충돌을 피해 세계 경제의 엔진을 계속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더인(劉德音) 대만 TSMC 회장. EPA 연합뉴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 데이터를 통해 추산했을 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 등의 여파로 2조6100억 달러(약 3409조원)에 달하는 세계 경제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10배에 달하는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에 대한 제재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면서다.

한편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한반도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앞으로 한국에 대한 미·중의 전략적 이해 관철 노력이 강도를 더할 경우 정부는 더욱 더 쉽지 않은 선택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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