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사 과잉 오죽하면 교대총장이 "더 안뽑아도 된다" 하나

2022. 8.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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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가 너무 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초등 교원을 한 명도 더 안 뽑아도 된다"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교육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박수자 부산교대 총장은 최근 "2028년까지 전국 교대에서 매년 4000명씩 꾸준히 졸업생을 배출하지만 교원 임용은 조만간 연간 2000명 미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2028년 사이 교대 졸업생 중 60%인 1만4000명 정도는 교단에 설 수 없게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대생들이 생존 절벽에 내몰렸다는 박 총장의 진단은 일리가 있다. 실제로 전국 17개 교육청이 공개한 내년 초등 교원 신규 임용 규모는 3518명이다. 2016년 6073명과 비교하면 7년 사이에 반 토막이 났다. 임용 적체도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2월 서울 지역 초등 임용시험에 합격한 216명은 전부 발령을 받지 못한 채 대기 중이다. 인천에서도 지난해 임용시험 합격 인원 207명 중 83명이 미발령 상태다. 학생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데도 교대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교사 수급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저출산으로 인해 향후 학생 수가 줄어드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2015년 272만명이었던 초등학생 수는 2025년에는 234만명, 2030년에는 159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교원들의 퇴직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학급당 학생 수를 대폭 줄이지 않는 한 교사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개선을 위해 교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사 1인당 초등학생 수는 2019년 16.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4.5명보다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들면 교육 여건은 저절로 개선된다. 교원 수급 불균형 문제는 수년째 지적돼 왔는데도 교육당국의 대처는 안이하기만 했다. 뒤늦게 기획재정부와 교육부가 4100여 명인 전국 교대의 정원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정원 감축뿐 아니라 지방 거점 국립대와의 통합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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