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타이완行.. 美·中 군사적 긴장 최고조

김기현 2022. 8. 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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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이 미-중 갈등의 한 가운데에서 커다란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에 위배되는 도발이라는 중국과 안전한 순방을 보장하겠다는 미국 입장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샙니다.

워싱턴 연결해 현재 상황과 그 배경 짚어보겠습니다.

김기현 특파원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에 도착했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대표단이 탑승한 미 공군 소속 SPAR19 편은 타이완 타이페이 송산 공항에 곧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항공편은 현지시각 2일 오후 3시 42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이륙했는 데, 목적지를 공개하지 않은 비행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이 갖는 파장을 고려하는 동시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앵커]

방금 만일의 사태라고 했는 데, 아무래도 중국 측 동향 때문이겠죠?

[기자]

중국은 최근 공군기들이 거의 매일 타이완 방공 식별구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맞은편 중국 푸젠성 해변에선 장갑차들이 기동 훈련을 벌였고, 군부대들은 잇따라 실탄 사격 훈련 장면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은 타이완 기업 100여 곳의 식품 수입도 금지하는 등 전방위 압박 중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행위가 미국과 타이완의 도발에 따른 정당방위라는 주장입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입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이 도발적 행동을 해 타이완 해협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당연히 꼭 모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앵커]

바이든 정부는 펠로시 의장 방문이 독자적 판단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네요.

[기자]

지난달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 계획을 세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 방문을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이 가시화되자 미국 입법부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모양샙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얘깁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타이완 방문 여부는 하원의장이 직접 결정할 것입니다. 미 의회는 독립적이고 평등한 정부 기관 중 하나입니다. 결정은 전적으로 의장 몫입니다."]

백악관도 하원의장 방문은 선례가 있고 이로 인해 바뀔 것도 없다며 특히 하나의 중국 정책도 변화가 없고 타이완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중국 무력 시위엔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놨죠?

[기자]

미-중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자칫 예기치 않은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의 언론 브리핑 내용입니다.

[존 커비/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 : "직접적인 공격이 이뤄질 정도는 아니지만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오판과 혼란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측에선 일단 주요 인사 순방 과정을 군사적으로 위협할 경우, 상응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타이완 인근 해역에 로널드 레이건 호를 비롯한 미국 측 항모 전단을 배치하고 전투기가 출격에 대비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백악관은 이처럼 하원의장의 성공적 방문을 위해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중국을 향해선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된다며 파장 확대를 경계했습니다.

[앵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배경,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먼저 중국 정부에게 타이완 문제는 핵심 이익으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천안문 사태는 물론 인권 등 여러 중국 현안에 비판적인 대표적 정치인이라는 점도 배경으로 꼽힙니다.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에게 반 중국 정서를 가진 미국 정치인의 타이완 방문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방문이 무산돼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중간 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가뜩이나 낮은 국정 지지율이 부담인 데 또다른 타격을 감수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결국, 어느 한 쪽도 밀릴 수 없는 치킨 게임이라는 얘깁니다.

촬영기자:오범석 이창준/영상편집:고응용 이태희 이현모/자료조사:이세영 안소현 이지은/그래픽:고석훈

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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