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헌재 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직무와 무관하지만 송구스럽게 생각"

헌법재판소 재판관인 이영진(61·사법연수원 22기) 재판관이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헌재는 고향 후배의 초청으로 골프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직무와 무관하고, 청탁을 받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2일 법조계와 헌재에 따르면, 이 재판관은 작년 10월 고향 후배의 초청으로 골프 모임에 참석했다. 이 때 고향 후배가 데리고 온 사업가 A씨를 만났고, 골프를 친 이후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골프 비용 120여만원은 A씨가 냈다.

이날 저녁 자리에서는 A씨의 이혼 소송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이 재판관에게 재산 분할 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한 언론은 A씨의 주장을 바탕으로 이 재판관이 ‘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알고 있으니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지만, 이 재판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헌재를 통해 입장문을 보낸 이 재판관은 “덕담 차원에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서 소송을 잘 하시라고 했던 정도”라며 “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알고 있으니 도와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전혀 없고, 이는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밝혔다.

A씨와 연락을 주고 받은 것도 골프모임 다음 날 잘 들어갔냐는 문자가 와서 답을 한 게 전부라고도 했다. 올해 명절 때, A씨가 선물을 보내겠다며 주소를 알려 달라고 문자가 왔을 때도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고, A씨가 죄송하다고 답을 한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가 다른 변호사를 통해 이 재판관에게 현금 500만원과 골프 의류를 전달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현금과 골프 의류는 이 재판관이 아닌 다른 변호사가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혼 소송 결과도 좋지 않았다. 이 재판관을 만나기 전인 1심보다 2심에서 부인에게 주는 재산 분할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재판관은 “사실관계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해명을 했지만, 헌법재판관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