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기업은행 창립기념식에 이례적 참석..'오랜 인연' 윤종원 행장에 힘 싣기?
은행 측 "초저금리 대출 노력 격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일 기업은행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금융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 총리가 추천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되지 못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총리의 기념식 참석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2일 “적어도 최근 10년간 국책은행이든 시중은행이든 창립기념식에 총리가 참석한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 총리와 윤 행장의 ‘특수한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두 사람은 2004년 국무조정실장과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2011년 주미대사와 경제금융비서관을 각각 맡았다.
한 총리는 지난 5월 윤 행장을 국무총리를 보좌해 중앙행정기관의 행정을 지휘하는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했지만 윤 행장은 여당의 반대가 있자 고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 행장을 국무조정실장에 임명하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수용·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당시 기자단에 윤 행장을 임명하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여당의 반대를 꺾지 못했으며, 이후 국무조정실장에는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임명됐다.
윤 행장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관급 기관장이나 공공기관장과 달리 별다른 사퇴 압력을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가 창립 60주년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윤 행장의 온라인 기념사만 있었고 올해는 소수의 내외빈을 초대해 기념식을 했다”면서 “지난해에도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이 한 총리에게 직접 참석을 요청했냐’는 질문에는 “알지 못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은행 임직원이 초저금리 대출 등으로 겪은 노고를 위로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총리실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행 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한 것뿐이며 이와 유사한 다른 주요 기관의 행사도 여건이 허락하면 참석해 격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민주, 윤 대통령 탄핵소추 청문회 추진…김 여사 모녀 증인 검토
- ‘난 태국인이야’ 블랙핑크 리사의 진화···K팝 스타에서 팝스타로
- [국대 감독선임 막전막후] 돌고 돌아 홍명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 ‘180.2㎜’ 많은 비에 충남서 130여명 긴급대피…주택 붕괴되고 옹벽 무너지기도
- 성폭행·고문·장기 적출 위험에 노출된 사하라 사막 난민들
- [단독]‘채상병 사망 원인’ 지목된 포11대대장 “경찰, 1년 동안 뭘 했나 싶다”
- ‘법카 유용 의혹’ 검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정치 검찰 이용한 보복”
- [속보]삼성전자 사상 첫 총파업···노조 “6540여명 참여”
-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독도’ 사라졌다”
- 김재섭 “김 여사 문자가 임금님 교서인가···부당한 전대개입 주체는 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