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강훈식, 단일화 동상이몽.."빠를수록" vs "왜 해야"

임종명 2022. 8. 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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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박용진, 컷오프 이후 시한 정하며 단일화 제시
강훈식은 비전 경쟁 등 앞세우며 일단 '거부'
양측 입장 차 여전…본투표 앞두고 각자 행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이재명(오른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후보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에 도전한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주자 박용진 후보와 강훈식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취지에만 공감했을 뿐 구체적 셈법이 달라 결국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이어진다.

두 후보는 지난달 28일 예비경선(컷오프) 이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유사한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엇갈린 입장만 드러내는 양상이다.

박 후보는 컷오프 이후 강원 지역 투표가 시작되는 3일 이전 단일화가 성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강 후보는 반이재명(반명) 구도를 위한 단일화라면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두 후보의 입장차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단일화가 빠를 수록 좋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후보는 '박용진은 단일화에 적극적인데 강훈식은 그렇지 않다는 류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단일화는) 강훈식 후보 선택의 시간이다. 저는 다 말씀드렸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그건 당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단일화를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당원들 투표가 진행된다. 그러면 사표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단일화로 다른 후보의 손을 들어준 후보의 표는 다 사표 처리돼버린다. 저는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그리고 당심과 민심이 담기면 박용진은 좀 불리하더라도 어떤 방식이든 수용하겠다고 이미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박 후보는 "지금은 박용진의 이해, 강훈식의 이해, 우리 후보자들의 이해를 앞세워서 당원들의 간절함이나 국민들의 열망 같은 것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강훈식 후보는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저는 그것이 왜 필요한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냥 수치를 더하는 방식의 단일화로 지금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불리는 구도를 넘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저는 회의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왜 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가 본질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후보가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박 후보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계속 2등 지지율을 받지 않았나. 그러니까 줄곧 단일화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박 후보는 컷오프 때도 단일화는 결국 못했다. 비전은 반(反)명이고 캠페인은 단일화로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왜 단일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단일화의 문은 닫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강 후보는 "각자의 비전에 공감대가 있어야지만 두 후보가 단일화 하는 것을 국민들이, 지지자들이 납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단일화 위에 후보들이 서라는 명령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단일화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비전의 단일화여야지만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두 후보의 온도차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단일화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양측은 지난 컷오프에서 자신이 2위를 차지했다고 인지하고 있다. 컷오프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가 원칙이라 알 수 없다. 그러나 각 진영 셈법에 따라 득표율을 가늠한 결과 서로 상대보다 앞선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단일화가 더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각 후보는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하며 개별 행보로 본선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본선 투표 시작을 앞둔 상황에서 답보가 이어지는 단일화 논의에 기력을 쏟을 수 없지 않냐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앞으로 10일 안에 이재명 후보와 일 대 일 구도를 만들겠다며 본격적인 정책 대결 행보에 나섰다. '어대명' 구도에 맞춰 '어대명 오대박(어제까지 대세가 이재명, 오늘부터 대세는 박용진'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강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대표가 돼도 민주당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후보보다 제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더 젊은 수권정당을 만드는데 필요하기 때문에 출마한 것"이라며 선명야당과 대안정당이라는 비전을 피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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