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갈등]⑤ '지역 희생' 강요 에너지 정책, 대안은?

이대완 2022. 8. 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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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에너지 갈등 기획보도, 마지막 순섭니다.

KBS는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전기 생산은 지방에서 하고 소비는 주로 수도권에서 하는, 중앙집중적인 전기 공급에 따른 지역 주민의 고통과 차별 문제를 집중 점검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심층기획팀 이대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 강원도 태백시 가덕산입니다.

산 능선을 따라 대형 풍력 발전기 12대가 늘어섰습니다.

지난해 6월 완공된 43㎽급 가덕산 풍력 발전 1단계 단지입니다.

육상 풍력으로는 국내 첫 주민 참여형 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올해 가동률은 통상 32% 이상, 수익 분기점 25%를 넘기면서 마을 주민 250명에게 3억 5천만 원의 배당금이 지난 4월 처음 지급됐습니다.

마을 주민 투자금이 25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14%의 이익을 얻은 겁니다.

[이찬영/태백시 원동마을 통장 : "소득이 (앞으로도) 아무래도 많을 거 같아가지도 참여를 한 거 같아요. 그래서 (주민들이) 참여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41㎽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인 합천댐 발전소입니다.

환경 파괴와 경관 훼손, 수상 생태계와 식수원 오염이 우려됐지만, 지금은 '태양광 연금'으로 불립니다.

마을 주민 천4백 명이 31억 원의 저리 정책자금을 빌려 투자해 10%를 돌려받는 구조로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하상욱/합천군 봉산면 주민협의체 위원장 : "이 사람들이 수익이 온다. 뭐 예를 들어 일 년에 얼마씩이나 배분이 된다. 이래 하니까 찬성을..."]

앞선 두 사례가 '참여'라는 키워드로 주민 수용성을 높였다면, 100% '시민 주도형'의 독일·덴마크 식 에너지협동조합 모델도 최근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도심 속 체육관 지붕을 태양 패널이 가득 덮었습니다.

시민 180명이 에너지협동조합을 만들어 지난 2월 완공한 창원의 첫 '시민햇빛발전소'입니다.

조합원 한 명당 출자금은 평균 백만 원! 이 출자금의 최소 5%를 매년 돌려줄 계획입니다.

올해 말까지 공공기관 땅 5곳을 추가 확보해 발전 규모와 배당금 모두 2배 이상 확대할 예정입니다.

[김연옥/창원시민에너지협동조합 이사 :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고 하면 창원 시민들에게 오히려 자부심도 느끼게 하고..."]

전국의 시민에너지협동조합은 2백 곳!

그중 가장 활발한 곳이 경기도 안산시입니다.

조합원만 천4백 명으로, 모두 40곳의 햇빛발전소가 건립됐습니다.

[김선영/경기도 안산시 에너지정책과 팀장 : "공유 수면이나 수변도로 비탈 쪽 등을 태양광 발전을 위한 시민햇빛발전소로 (조성)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산시가 4년 전 발표한 '에너지 비전'의 핵심은 '시민 1가구, 1 발전소', 2030년까지 전기 자립율을 200%까지 올리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홍종호/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태양광·풍력이라는 분산형 (기술)이 생겼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 간의 갈등과 소외감과 그에 따른 거부감 이런 것들이 너무 커질 것이어서..."]

우리나라의 분산 에너지 비중은 현재 12%.

하지만 정부가 원전 등 대규모 발전원의 비중 확대를 발표하면서 제2의 밀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영상편집:안진영/그래픽:박재희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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