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사라지는' 돌탑..마을 신앙 문화 가치 조명 '시급'

이만영 2022. 8. 2. 21: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청주] [앵커]

과거 마을 입구에는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크고 작은 돌로 쌓은 돌탑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농촌 공동체 소멸과 사회적 변화 속에 돌탑과 같은 마을 신상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단에 올릴 음식 준비에 노파는 아침부터 손이 분주합니다.

마을 수호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음식이기에, 한 치의 허튼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조환순/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 "산제 모시려면요, 어디 가지도 않았어요. 옛날에는 황토 흙이 있었어요. 깨끗한 곳에서 파다가 사람들 못 들어오게 (문에 발랐어요)."]

준비가 끝나면, 제주는 이제, 홀로 산을 오릅니다.

정성스레 제를 올리고, 주민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며 올 한 해 건강과 안녕을 빕니다.

["노인회장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 장씨네도 행복하게 해주세요. 김씨네도 행복하게 해주세요."]

귀한 음식을 준비하고 예를 다해 기원하니 부디 올 한 해 마을의 안정을 보살펴주길.

삼라만상을 다스리는 천지신명에게 간곡히 읊조립니다.

["만사형통, 무병장수하여 마을 발전과 번영을 기원, 삼가 주천과 포로 공신이 절을 올리오니..."]

크고 작은 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돌탑에 제를 지내는 탑제는, 마을 구성원이 주체가 돼 전승해온 공동 의례이자, 마을 신앙의 한 형태입니다.

무속 등과 함께 민간 신의 하나로 분류될 만큼, 오랜 시간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맥이 단절되거나 점차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실제, 옥천 지역에서 탑제를 지내는 마을은 10년 사이 50여 곳에서 10곳 남짓으로 줄었습니다.

[박종선/충북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 "돌탑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마을의 정체성 마을의 신앙, 마을의 모습들 우리들의 기억 이런 쪽으로 바라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재청은 옥천의 돌탑과 마을 신앙을 미래 무형문화 유산 발굴 육성 사업으로 지정하고 기초 자료조사와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이만영 기자 (2man0@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