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사라지는' 돌탑..마을 신앙 문화 가치 조명 '시급'
[KBS 청주] [앵커]
과거 마을 입구에는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크고 작은 돌로 쌓은 돌탑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농촌 공동체 소멸과 사회적 변화 속에 돌탑과 같은 마을 신상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단에 올릴 음식 준비에 노파는 아침부터 손이 분주합니다.
마을 수호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음식이기에, 한 치의 허튼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조환순/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 "산제 모시려면요, 어디 가지도 않았어요. 옛날에는 황토 흙이 있었어요. 깨끗한 곳에서 파다가 사람들 못 들어오게 (문에 발랐어요)."]
준비가 끝나면, 제주는 이제, 홀로 산을 오릅니다.
정성스레 제를 올리고, 주민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며 올 한 해 건강과 안녕을 빕니다.
["노인회장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 장씨네도 행복하게 해주세요. 김씨네도 행복하게 해주세요."]
귀한 음식을 준비하고 예를 다해 기원하니 부디 올 한 해 마을의 안정을 보살펴주길.
삼라만상을 다스리는 천지신명에게 간곡히 읊조립니다.
["만사형통, 무병장수하여 마을 발전과 번영을 기원, 삼가 주천과 포로 공신이 절을 올리오니..."]
크고 작은 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돌탑에 제를 지내는 탑제는, 마을 구성원이 주체가 돼 전승해온 공동 의례이자, 마을 신앙의 한 형태입니다.
무속 등과 함께 민간 신의 하나로 분류될 만큼, 오랜 시간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맥이 단절되거나 점차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실제, 옥천 지역에서 탑제를 지내는 마을은 10년 사이 50여 곳에서 10곳 남짓으로 줄었습니다.
[박종선/충북문화재연구원 기획연구팀장 : "돌탑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마을의 정체성 마을의 신앙, 마을의 모습들 우리들의 기억 이런 쪽으로 바라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재청은 옥천의 돌탑과 마을 신앙을 미래 무형문화 유산 발굴 육성 사업으로 지정하고 기초 자료조사와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이만영 기자 (2man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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