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발 식량 가격 폭등..레바논 332%↑

세계은행 "저개발국 큰 타격"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저개발국에서 식량 가격이 2~3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의 ‘식량 안보’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레바논의 6월 식량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32% 올랐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은 2020년 베이루트항구 폭발로 곡물 저장·유통 기반이 크게 훼손된 상태여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타격이 특히 컸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짐바브웨(255%), 베네수엘라(155%), 터키(94%), 이란(86%), 스리랑카(80%) 등의 식량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레바논은 ‘실질 식량가 상승률’도 지난해 대비 122%로 가장 높았다. 실질 식량가 상승률은 각국의 물가 상승률을 식량가 상승률에서 뺀 수치다. 레바논은 올해 150%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화폐 가치가 하락해 전반적인 상품 가격이 2.5배로 올랐다. 여기에 식량 가격은 더 폭등해 거의 4배가 됐다.

실질 식량가 상승률은 이란(33%), 스리랑카(26%), 짐바브웨(23%), 터키(16%), 콜롬비아(14%) 등의 순으로 높았다고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저소득 국가의 93.8%는 대부분 식량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소득 국가(89.1%), 중고소득 국가(89.0%)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식량 가격이 5% 이상 상승했다. 고소득 국가 중에도 78.6%는 식량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을 기록했다고 세계은행은 전했다.

식량 가격 상승의 타격은 저개발국에서 더 크다. 이미 국가 채무가 ‘위험수준’에 이른 저개발국 중 식량 가격 상승 탓에 밀·옥수수·쌀 수입 대금으로 추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나라도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모리타니, 소말리아, 수단, 타지키스탄, 예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 채무 부담이 큰 상황에서 식량 가격을 지불하기 위해 다시 빚을 져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전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