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못 내 노역하는 빈곤층에 사회봉사 대체집행 확대한다
500만원 이하 미납자 대상
검찰이 경제적 능력이 없어 벌금을 내지 못하는 취약계층에 대해 노역장 유치 대신 사회봉사 집행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2일 “생계가 곤란한 벌금 미납자의 노역장 유치 등 환형을 최소화하고, 사회봉사 활동으로 경제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벌금형을 선고받고 벌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는 노역장에 유치된다. 1일에 10만원으로 환산돼 벌금 액수만큼 노역장에 갇혀 노역을 해야 한다.
대검에 따르면 전체 노역장 유치 집행자 중 5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약 93%, 1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약 60%를 차지한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코로나19에 따른 불황 등으로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갇히는 사례가 급증했다. 500만원 이하 벌금형 미납 건수는 2019년 약 13만8000건, 2020년 약 14만2000건, 2021년 약 19만9000건이었다.
대검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500만원 이하’ 벌금 미납자는 벌금형을 사회봉사로 대체해 청구하기로 했다. 검사가 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를 청구하면 법원이 사회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검은 경제적 능력에 대한 판단 기준도 대폭 완화해 소득수준 기준을 중위소득 대비 50% 이하에서 70% 이하로 넓히기로 했다. 4인 가구의 경우 월소득 256만원 이하에서 358만원 이하로 범위가 확대되는 셈이다.
대검은 사회봉사 유형·기간 등을 벌금 미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맞춤형 사회봉사 대체집행’을 시행할 방침이다. 농어촌 지원(모내기, 대게잡이 그물 손질), 소외계층 지원(독거노인 목욕봉사), 긴급재난복구 지원(제설작업), 지역사회 지원(벽화그리기), 주거환경개선 지원(다문화가정 도배)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봉사 유형을 선택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벌금 미납자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사회봉사 개시 시기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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