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오늘(2일) 밤 타이완 도착.. 美·中 군사적 긴장 최고조
[앵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타이완은 나뉠 수 없고,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뜻입니다.
중국의 이 원칙에 미국은 그동안 정면으로 거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 미국의 대통령 승계 서열 2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공식적으로 타이완에 갑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난다며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코 앞, 타이완까지 영향력을 높이려는 걸 '도발'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25년 전에도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이 타이완에 간 적 있지만 그 때는 중국을 다녀온 뒤였습니다.
또 지금은 미-중 두 나라 사이가 훨씬 나쁘다는 차이도 있죠.
잠시 뒤 펠로시 하원의장이 타이완에 도착할텐데 워싱턴과 베이징 연결해 미국과 중국 움직임 알아봅니다.
먼저 워싱턴 김기현 특파원! 바이든 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에 가는 게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하는 거죠?
[기자]
네, 지난달 펠로시 의장이 아시아 순방 계획을 세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 방문을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이 가시화되자 미국 입법부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나서는 모양샙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얘깁니다.
[토니 블링컨/미 국무장관 : "타이완 방문 여부는 하원의장이 직접 결정할 것입니다. 미 의회는 독립적이고 평등한 정부 기관 중 하나입니다. 결정은 전적으로 의장 몫입니다."]
올해 여든 두 살로 중국 민주화는 물론 인권 문제에 관심을 쏟았던 하원 의장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긴 걸로 풀이됩니다.
백악관도 하원의장 방문은 선례가 있고 이로 인해 바뀔 것도 없다며 특히 하나의 중국 정책도 변화가 없고 타이완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베이징으로 갑니다.
조성원 특파원, 일단 중국 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자]
우선 중국 공군기들이 거의 매일 타이완 방공 식별구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타이완 인근에서는 기동 훈련도 하고 있는데요.
맞은편 중국 푸젠성의 해변을 수륙 양용 장갑차들이 보란 듯 줄지어 갑니다.
중국의 군부대들도 앞다퉈 실탄 사격 훈련 장면을 온라인에 올리며 심리전에 가세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신장 지하 핵실험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은 타이완 기업 100여 곳의 식품 수입도 금지하는 등 타이완을 전방위 압박 중입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타이완의 도발에 중국이 정당방위 중이라고 주장합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오늘 브리핑입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이 도발적 행동을 해 타이완 해협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당연히 꼭 모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타이완 당국은 군사 대비 태세 단계를 높였습니다.
적의 위협에 대응해 적절히 군사력을 파견하겠다고도 했지만 전시체제 돌입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중국의 이런 무력 시위에 미국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중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자칫 예기치 않은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의 언론 브리핑 내용입니다.
[존 커비/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 : "직접적인 공격이 이뤄질 정도는 아니지만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오판과 혼란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측에선 일단 주요 인사 순방 과정을 군사적으로 위협할 경우, 상응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타이완 인근 해역에 로널드 레이건 호를 비롯한 미국 측 항모 전단을 배치하고 전투기가 출격에 대비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백악관은 이처럼 하원의장의 성공적 방문을 위해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중국을 향해선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된다며 파장 확대를 경계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가는 이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 정부는 타이완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규정해 왔습니다.
또 펠로시 의장에 대한 오랜 경계심도 있습니다.
역린, 천안문 사태와 관련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트위턴데요.
천안문 사태 2년 뒤인 1991년 천안문 광장에서 항의 시위를 했을 정도로 대중국 강경파입니다.
더욱이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에게 펠로시 의장이 기세등등 타이완을 방문하면 악재가 될 수 있고,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도 방문이 무산돼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11월 중간선거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어느 한 쪽도 밀릴 수 없는 치킨 게임이라는 얘깁니다.
촬영기자:오범석 이창준/영상편집:이태희 이현모/자료조사:안소현 이세영 이지은/그래픽:고석훈
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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