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학부모 한 명도 못봐" 쏟아진 울분에 진땀 뺀 박순애

남지원 기자 2022. 8. 2. 2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학부모단체와 간담회
학부모들은 웁니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 관계자들과의 긴급 간담회에서 한 학부모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자 달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교육 대안 중 하나로 바뀔 수 있다” 기존 강경 기조 선회
“정책 당장 철회” 빗발친 요구에 박 “수정·변경” 거듭 진화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정책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폐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을 골자로 하는 학제개편안을 보고한 지 나흘 만이다. 반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아무리 좋은 개혁정책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갈 수는 없다”고 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부모단체 관계자들과의 긴급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만약 정말로 이 정책을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전부 원하지 않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겠나”라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학제개편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더 나은 공교육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나온 것이고 대안은 목표를 위해 바뀔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에게 ‘이르면 2025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단계적으로 만 5세로 낮추겠다’고 보고했다.

박 부총리는 “업무보고 때 발표했던 취학연령 하향과 관련해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조기에 양질의 공교육으로 아이들을 편입해 모두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책임지기 위한 것”이라며 “학제개편은 어디까지나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앞으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 구체적 추진방안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단체 대표들은 학제개편안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초등학교 입학은 강력한 학습의 신호”라며 “(취학연령 하향 소식을 접한) 사교육 시장은 이미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성남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왜 갑자기 입학연령을 낮추겠다고 하는지 모든 학부모들이 의아해한다. 주변에도 찬성하는 학부모가 한 명도 없고 너무 뜬금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정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쳤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며 “철회하지 않으면 저희는 (박 부총리) 퇴진 운동을 벌이겠다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 김영연 한국교육개혁전략포럼 사무총장은 “학제와 영·유아 공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로베이스에서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부총리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박 부총리는 “정책은 수정되고 변경되고 전환될 수 있다. 오늘 우려들을 다 들으러 온 것이고 듣고 정책이 수정되고 변경될 수 있다”며 거듭 수습했다. 박 부총리는 또 “우려와 심려의 말씀을 주시게 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어떤 정책이든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추진하겠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