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모 등 4척 인근 배치.. 中, 실탄사격 잇단 무력 시위
3일 차이잉원 총통과 만남 예정
美 "안전한 방문 위해 모든 조치"
中 "엄중한 후과 美가 책임져야"
대만, 군사대비태세 단계적 격상
中 양안 중간선서 군용기 근접비행
대만 가까운 푸젠성 주변 항공통제
100여개 대만 기업 식품 수입금지도
美 "中 움직임 면밀하게 주시" 경고
26년 만에 美·中 무력충돌 재현 우려
韓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 중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대만해협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중 간에 실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지역 정세는 1995∼1996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대만 시민들도 ‘펠로시 관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둔 2일 대만 타이베이 시민들 앞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대만해협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 브리핑에서 미·중 긴장 고조에 대해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중국군을) 매우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고 하원의장이 안전한 방문을 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중국 측 움직임에 경고를 보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중국은 단기 및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잠재적인 조치로는 대만해협 내에 대만 밖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과 같은 군사적 도발이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대규모로 항공기가 진입하는 작전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군은 로널드 레이건(CVN-76)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7) 등 함정 4척을 대만 인근 필리핀해 등에 배치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무력 대응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14억 중국 인민과 적이 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과 관련해 외교 사령탑인 왕이 부장이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대만 유착과 도발이 먼저고, 중국의 정당방위는 나중으로, 미국이 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의 어떠한 반격 조치도 정당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중국의 무력 사용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로 인한 모든 엄중한 후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대만 숙소 경비 철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하이엇 호텔 앞에서 2일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자 현지 경찰관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연합뉴스 |
복수의 중국 군용기는 1일부터 대만해협의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중간선을 근접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1일부터 대만해협 중간선 가까이 머물고 있다면서 이날 오전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대만이 분할할 수 없는 중국 영토여서 대만해협에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1일 오전 9시쯤에는 중국 공군 최신예 젠(J)-16 전투기 4대가 대만 서남부의 대만 ADIZ에 진입해 대만군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과 함께 방공 미사일 부대의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이 계속됐다.
중국은 대만을 마주 보는 푸젠(福建)성 주변에 항공 교통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기도 했다. 중국 측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군사적 대응을 위해 조치에 나선 정황으로 볼 수 있다.
펠로시 대만 숙소 대만 방송 기자가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머물 것으로 알려진 타이베이 그랜드하이엇 호텔 앞에서 미·중의 긴장 고조 내용이 들어간 패널을 들고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EPA연합뉴스 |
대만군은 중국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대만군이 이날 오전 8시부터 4일 밤 12시까지 중국군에 대응한 군사적 대비태세 단계를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대만군의 군사적 대비태세 격상이 전시체제 돌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만 타오위안(桃園)공항에는 이날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레믈궁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대해 “순전히 도발적 행위”라며 “우리는 중국과 단결된 입장이다. 중국이 이 사안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미·중 간 긴장 고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한 긴장 고조에 대해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인 발전을 계속 지지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3일 한국에 도착해 4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는 등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한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워싱턴=이귀전·박영준 특파원,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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