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입학' 역풍 불자..나흘 만에 '아님 말고식' 결론
나라의 백년대계가 왔다 갔다 합니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제도, 대통령은 신속 주문했습니다. 비판이 빗발치자 공론화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박순애 사회부총리가 오늘(2일) 폐기 가능성을 말했습니다. 나흘 만에 나온 '아님 말고식' 결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합니다.
윤영탁 기자입니다.
[기자]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과 관련해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국민이 원치 않으면 폐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순애/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국민들이 만약에 정말로 이 정책이 아니라고 한다라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어떻게 국민이 전부 원하지 않는 정책을 실시하겠습니까?]
지난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밝힌 '학제개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 겁니다.
박 장관의 발언은 오늘 오후, 부랴부랴 마련한 16개 학부모 단체 간담회에서 나왔습니다.
앞서 오전엔 대통령실에서도 아직 공식화된 건 없다며 정책이 수정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안상훈/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 취학연령 하향조정 문제는 이러한 (아동교육) 정책 방향성 속에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대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로 목표인 것은 아닙니다.]
정책 추진을 밝힌 지 불과 나흘 만에 교육부와 대통령실에서 이런 입장이 나온 건 반발이 그만큼 거세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단체에 이어 오늘은 정책을 직접 실행해야 하는 일선 시도교육감들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 : 교육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교원수급 대책이나 이런 것도 충분한 논의가 준비가 없었던 것으로…]
17개 시도 교육감들의 공통된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교육청과 협의도 없이 정책을 낸 건 문제라는 지적엔 이견이 없었습니다.
일선 교사들도 뚜렷하게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1만 명에게 물었더니 반대한다는 답이 94.7%, 찬성은 5.3%에 그쳤습니다.
이 중 89%는 '매우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란 지적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신의진 연세대 교수 등 일부 아동 전문가들도 만 5세 입학은 지금 상황에선 도입이 불가능하단 입장입니다.
사실상 교육계 전체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교육부는 공론화 과정을 잘 거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먼저 교원단체, 전문가 등과도 추가로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기로 했습니다.
이어 학제개편 TF를 꾸려 다음 달 대국민 설문조사 등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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