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증언 영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장편 경쟁작 선정
[KBS 제주] [앵커]
제주 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희생자들이 최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으며 명예를 회복하고 있는데요.
이들 생존자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흔을 훌쩍 넘긴 박춘옥 할머니.
4·3 당시 초토화 작전을 피해 산으로 올라갔다가 토벌대에 잡혔던 할머니의 나이는 22살, 새신부였습니다.
토벌대에 잡힌 할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모진 고문을 당하고, 전주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까지 해야 했습니다.
70년 만에 국가를 상대로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아냈지만, 그때의 아픔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고 박춘옥/1927년생 : "그리 숨고 또 아래쪽 밭, 아래쪽 밭은 소나무밭이라 거기 가서 숨고, 아이고 정말 무서워서 원. 어디 사람 소리만 나면 어디든지 숨으러 다니기만 하고."]
일제강점기 때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갔다가 해방 뒤 고향 제주로 돌아온 양농옥 할머니.
어느 날 사라진 아버지는 관덕정 앞 한 트럭에 타고 있었고, 4·3의 광풍 속에서 딸은 총살을 피했습니다.
[양농옥/1931년생 : "아버지! 하고 팍 뛰어갔죠. 난 이제 아버지 볼 수 있다고 타니 태우려다가, 9연대장이라고 그랬어. 내려오래요. 떨어뜨려."]
제주4·3 사건을 겪은 여성 구술자 5명의 생생한 증언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입니다.
[김경만/감독 : "정말 치유와 화해를 위한다면 그 전에 진상 규명이 선행되어야 해요. 진상 규명이 충분하게 진행되지 않고서는 치유나 화해나 이런 것들은 불가능한 얘기인 거죠."]
4·3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이 삶을 풀어내며 역사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로는 처음이라는 평가와 함께, 9월에 열릴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 장편 경쟁 부문에 올랐습니다.
[양동윤/4·3도민연대 대표 :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를 계기로) 전국화하는 데 좀 기여했으면 좋겠다. 다큐 이기는 하나, 4·3을 제대로 좀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4·3 희생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4·3의 전국화, 세계화와 함께 추가 진상 규명의 계기가 될지도 주목됩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화면제공:김경만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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