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개발 사업 '무산'..문화재 지정엔 진통
[KBS 제주] [앵커]
환경훼손과 경관 사유화 등의 논란으로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송악산 개발 사업이 오늘로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수십 년째 이어져 온 난개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제주도가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보도에 허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5년 유원지로 지정돼 30년 가까이 난개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송악산.
2002년 개발이 한 차례 중단됐다가 2013년 중국계 기업에서 4백여 객실의 호텔 등을 짓는 사업을 다시 추진했지만 환경훼손과 경관 사유화 논란에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 개발 사업이 오늘로 효력을 잃으며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제주도는 송악산 일대 개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보존 대책을 찾기 위해, 사업 부지의 개발행위 허가를 3년 동안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손영관/경상대 지질학과 교수 : "중요한 지질학적 가치, 학술적 가치를 갖는 지역인데 그거에 걸맞은 보호 조치를 지금까지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게 상당히 안타까웠고. (이번 조치로 송악산이) 보존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악산 난개발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사업자였던 신해원 측이 사업 부지를 매입해달라는 의사를 제주도에 전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주도가 추정한 부지 감정가만 2백억 원에 달해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송악산을 문화재로 지정받아 토지 매입비 70%를 국비로 지원받겠다는 계획도 밝혔지만 주민 반발이 문제입니다.
송악산 일대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이 일대 500m 반경의 토지가 문화재보호구역 등으로 묶이면서 개발이 제한되는데 이렇게 되면 사업 부지는 물론 인근 마을 주민들의 토지에도 제약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재산권 침해 우려가 낮은 해양도립공원 지정 등의 보전 방안을 용역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형종/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장 : "(마을 주민들이) 기대감을 많이 부풀게 했는데, 그게 상실되면서 지역 상생 방안까지. 거기에 따라서 지역 주민들을 달랠 수 있는 방안들이 어떤 것들이 있겠느냐. 같이 해서 용역을."]
제주도는 이달 중순쯤 송악산 보전과 주민들과의 상생 방안에 대한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 예정입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변연주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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