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수수료 요구..계절근로자 모집 현지 안내문 입수
[KBS 광주][앵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부실한 운영 실태와 무단 이탈이 반복되는 구조적인 이유에 대해 지난주 연속보도해드렸는데요,
동남아 현지에서 계절근로자들을 모집하며 대가를 요구하는 안내문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이른바 브로커들의 돈벌이 수단이 된 계절근로자 제도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 계절근로자로 오길 바라는 필리핀 청년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는 문서입니다.
제목은 한국 농업 교류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대출 가능액.
가입비와 함께 비자 신청비용, 항공료 등으로 5달 짜리 계절근로 프로그램 기준 6만 5천 5백 페소, 한국돈으로 백 55만 원 가량을 빌려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안내문 아래쪽에는 이와 별개로 1인당 매달 만 2천 페소, 한국돈 30만 원 가량을 관리비로 내야 한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빌린 돈을 갚는 것과는 별개로 달마다 급여 가운데 일부를 고정적으로 떼가는 겁니다.
관리비 명목인 만 2천 페소는 필리핀에서 서민들의 한 달 임금 수준으로, 한국에 온 계절근로자들 한달 수익의 15% 가까이 됩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인력 모집과 대출을 연계해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은 겁니다.
필리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교민 A씨는 KBS와 통화에서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이용한 브로커들이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며 일부 한인들도 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계절근로자 모집·선발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금전 거래는 지난해 강원도 양구에서 발생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계절근로자들의 무단 이탈 때도 확인됐습니다.
조사 결과 계절근로자들이 브로커에게 한국돈으로 6백 50만 원까지 준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법무부는 계절근로자들이 입국하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오간 정황이 드러나면 제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지 브로커가 계절근로자 인력 송출과정에 수수료를 챙기고, 입국한 근로자들은 그만큼 더많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체류하는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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