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입학 당겨지면, 장애아동 적응 어쩌나
[EBS 뉴스]
초등학교 입학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이 발표된 이후,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의 걱정이 더 커졌습니다.
지금도 입학을 미루고 있는데, 취학 연령까지 낮아지면 적응이 더 어렵다는 겁니다.
이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입학을 미뤄야 할지 고민합니다.
의사소통은 물론, 기본적인 학교생활을 스스로 해내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래와 함께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위성요 / 발달장애인 부모
"비장애 친구들이 열 번이면 배울 걸 우리 아이들은 천 번, 만 번, 수십만 번을 해야 하나를 배울까 말까 하는데, 아이들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으려면 내가 조금 더 가르쳐봐야겠다. 조금 더 뭔가를 하나라도 배워서…."
지난해, 학교 입학을 미룬 장애아동은 1천3백여 명으로, 이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만 6살 어린이가 60%를 차지했습니다.
입학을 미루는 이유로는 '장애 호전 후 입학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31%였고, 학교 적응이 어려워서 보내지 못했다는 응답도 28%에 달했습니다.
만 6살에 입학하는 것도 버거운 현실에서 취학 연령까지 낮아지면, 장애아동이 겪는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윤종술 대표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지 손상이 있는 장애아동들에게 취학을 더 빨리 하라는 말은 결국은 취학 유예를 계속 하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많은 장애인 부모들은 지금도 취학 유예하고 있는데 또다시 취학 유예를 할 수밖에 없는 이런 현실 속에서…."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가 만 5세부터 적절한 교육과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느냐도 문젭니다.
인터뷰: 이혜연 회장 / 전국장애영유아학부모회
"만 5세에 빨리 장애 진단을 받아서 들어갔다 쳐도 현실적으로 지금 특수학급이나 특수학교가 지금의 당장에 입학하고 있는, 현재 입학하고 지금 취학 중인 아동도 수용이 안 되거든요."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앞당기자는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장애 아동들이 지금도 학교 입학을 미룰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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