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침소봉대"?..97그룹 단일화 "아전인수의 시간"
이번엔 민주당 얘기해보겠습니다. 당권에 도전한 이재명 후보가 연일 설화를 겪고 있죠. 이 후보는 "조금만 삐끗하면 침소봉대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당내에서는 "본인을 먼저 되돌아보라"는 반격도 나왔습니다. 한편 97그룹 단일화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강훈식 후보는 박용진 후보에게 이른바 '반명' 이외에 단일화 명분을 내놓지 못한다면, 단일화가 어렵다는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1일 1실언 >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최근 들어서 '1일 1 실언'하는 것 같습니다.]
본경선 일정으로 접어든 민주당 당권 레이스, 단연코 이재명 후보가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 중입니다. 예비경선에선 '스피커 볼륨'을 줄여놨었죠. 볼륨을 조금 높였을 뿐인데, 하루가 멀다하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30일) : 나라가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누군가의 죽음이 나 때문이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이재명' / 지난달 29일) : 저학력에 저소득층이 국힘 지지자가 많아요.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러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31일) : 게시판 이런 데다가 칭찬하는 란, 비판하는 (란을) 만들어서 '오늘의 칭찬 왕, 김병욱', '이번 주의 악플 최다, 김병기']
이재명 후보 측은 기승전'언론' 탓이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는데요. 정치권의 반응은 썩 좋지 못합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조금 잘못 전달이 되면 언론을 탓하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 탓하는 사람치고 잘 되는 것 없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매번 상대방이, 언론이 그 발언을 왜곡한다면 저 같으면 '내가 어디 그런 빌미를 줬을까' 하고 뒤돌아봤을 것 같습니다.]
이 후보 본인의 발언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요? 먼저 저학력, 저소득층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이른바 '계급 배반 투표론'을 제기했죠. 정치권에선 맞다, 틀리다,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이건 어디까지나 학문의 영역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 발언이었습니다. '언론 때문에'라는 사족을 붙인 겁니다.
[권지웅/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주택을 소유한 사람보다 주택을 빌려 살고 있는 사람들을 더 만나지 못했던 민주당의 부족함이다. 예를 들어 정규직 노동자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더 적극적으로 만나지 못했던 민주당의 노력이 부족했다, 이랬다면 저는 별문제 없이 넘어갔을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재섭/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저학력, 저소득자 발언은 이른바 정치인들이 가장 해서는 안 되는 이른바 국민 개돼지론이거든요. 예를 들어 저소득층은 언론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거기에 대해서 심지어 안타깝다는 표현까지 했거든요.]
이 후보 본인도 저소득층, 소년공 출신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김종혁/국민의힘 혁신위 대변인 (CBS '한판승부' / 어제) : 소년공으로서 팔이 굽어질 정도로 노동을 했다는 것을 계속 내세우면서 내가 이렇게 이렇게 가난한 집안에서 성공했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 지지 안 해라고 이런 식의 폄하를 하는 것들…]
물론 이 후보는 사시까지 패스한 '고학력자'이지만 말입니다.
당원들을 위한 온라인 직접 민주주의, 이른바 문자폭탄을 대신할 '욕 플랫폼' 구상도 당내에서 강한 비판을 받았죠. 이 후보는 재밌자고 던진 말이란 입장인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좀 재밌자고 얘기를 조금만 삐끗하면 그걸 가지고 침소봉대해가지고 전혀 본질과 다른 얘기들을 막 만들어내기 때문에 정말 요새는 말하기가 참 불편하고 힘듭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수박'은 맞아 깨질 수 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야 문자 폭탄 맞아도 그냥 제 휴대폰 안에 그냥 남아 있는 거고 남 안 보여주고 그냥 혼자 묵묵히 견디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근데 이제 맨날 온라인 플랫폼에 톱 랭커로 올라가고요. (플랫폼에) 오늘 2등 했다, 어제는 1등 했다. 그러면 제 휴대폰의 메시지 함이 강제 오픈되는 거랑 뭐가 다르겠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명예 감정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더욱이 당원들과 온라인에서 소통하자는 것과 욕을 하자는 건 엄밀히 다른 문제죠.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온라인 민주당을 개설해서 당원들 누구나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런 의견들을 담는 게시판도 만들고 또 커뮤니티도 만들자는 것에 저도 공약이 있습니다. 다만 욕을 하자라는 문제는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당원들의 욕설, 사실 이 후보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사안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권리당원 게시판을 임시 폐쇄했었죠? 이 후보를 향한 욕설이 문제였습니다.
[안민석/당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 (지난해 12월 1일) : 반이재명 분들이 그동안 민주당 홈페이지 게시판을 상당 부분 지배를 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거칠게 공격을 하니까 이건 이제 도움이 안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폐쇄를 한 상태입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JTBC '뉴스룸' / 1월 3일) : 당은 원래 다른 의견이 당연히 존재하는 걸 전제하기 때문에 의견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게 폭언 욕설 허위사실 이런데 이르지 않으면 언제든지 의견을 낼 수 있죠.]
니편 내편을 떠나, 정치판의 훌리건들은 걸러내는 게 옳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우리가 축구장에 오는 붉은 악마를 보호하려면, 축구장에 난입해 가지고 빈 병 집어던지고 욕설하고 폭죽 터뜨리고 하는, {훌리건} 일부 훌리건들을 분리하고 쫓아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들이 열성 그 붉은 악마다, 이렇게 주장할 게 아니라.]
< 아전인수의 시간 >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아전인수의 시간인가 보죠.]
이른바 '어대명' 기류에 맞설 단일 후보는 나다, '강 & 박' 두 후보의 신경전이 치열한데요. 단일화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였을까요. 조응천 의원이 슬쩍 천기를 누설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예비 경선 그 결과를 본 분의 얘기를 들었는데 공개는 할 수 없습니다, 비공개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런데 1, 2위 표 차가 별로 없었대요.]
1등은 누구냐? 여기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 2등은? 한마디로 아전인수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29일) : 순위는 2위는 한 것 같고요.]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지난달 29일) : 제가, 제가 2등입니다.]
비공개가 원칙이니 믿거나 말거나죠. 굳이 내가 3등이다,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두 후보의 기싸움, 박용진 후보는 어대명에 맞설 신조어까지 개발을 했죠. 언론에서 많이 써달라, 특별 주문까지 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오늘부터 대세는 박용진, 대표는 박용진이라는 뜻입니다. 오대박. 오늘부터는 박용진이 대세로, 박용진이 당대표로, 이렇게 흘러가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얘기이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어대명 얘기하실 때마다 '오대박'을 같이 좀 붙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대박'이긴 한데, 자력갱생까지는 아직 무리인가 봅니다. 단일화가 꼭 필요하다며 강훈식 후보를 연일 압박하고 있는데요. 당초 내일까지 단일화를 하자, 제안을 했었죠. 그런데, 강 후보는 아직 장단을 맞춰줄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내일까지 단일화는 불가능하다, 분명하게 선을 그었는데요. 이른바 '반명' 외에 단일화의 합당한 이유가 뭐냐?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비전은 반명이고 캠페인은 단일화로 하는 것은 본인 후보의 개인의 선택인데 저는 지지자들이나 유권자들이 왜 단일화해야 되는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자꾸 단일화의 문은 닫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명분 없는 단일화,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데요. 강 후보는 각자가 가진 비전 제시가 먼저라는 입장이죠. 이른바 '반명'은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순 없다는 겁니다. 박 후보, 그동안 나름 비전을 제시하긴 했었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민주당이 달라졌다, 이렇게 가려면 박용진이 당대표가 되는 민주당은 1. 약속 정당, 2. 경제 정당, 3. 청년 정당, 4. 사회연대 정당, 5. 국제 정당으로 갈 거다, 이렇게 하기 위해 민주당이 여덟 가지 실행과제가 이렇게 있다라고 쭉 말씀을 다 드렸고요.]
다만, 국민들에게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박 후보가 시종일관 전면에 내세운 전략, '반명의 기수'였으니 말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제가 볼 때는 분위기 확 달라질 거다, 곧. 그리고 사실상 박용진과 이재명 후보의 이제 1대1 구도 만드는 데 열흘 걸겠습니다.]
박 후보는 열흘 안에 양강 구도를 만들겠다! 자신을 했는데요. 이번 주말, 강원과 대구·경북 그리고 인천과 제주에서 순회 경선이 있죠. 여기서 명실상부한 2등을 차지해 강 후보를 저만치 떨어뜨려 놓겠다는 계산인 듯합니다. 단일화를 압박하는 여론도 커질 수 있겠죠? 반면, 강 후보의 시간표는 조금 더 먼 곳을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 주말, PK와 충청지역 경선이 치러지는데요. 충청은 강 후보의 홈그라운드입니다. 여기서 승기를 잡는다면, 단일화 주도권, 강 후보가 쥘 수 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부울경과 충청입니다. 부울경과 충청으로 넘어가면 중립 지대거나 혹은 강훈식 후보의 본거지거나 이런 곳으로 넘어가야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올 것 같고…]
다만, 정치권에선 결국 두 사람이 단일화에 실패할 거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각자가 생각하는 정치적 로드맵이 다르다는 겁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박용진 의원은 '나는 이재명 후보랑 맞싸워서 나는 당의 중요한 지도자의 위치에 올라갈 거야'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고. 강훈식 의원 같은 경우에는 나는 충청권 맹주가 될 거야. 자신들의 이념과 신념과 정책 그리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완주하게 되지 않을까.]
여기에 이른바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도 차이가 큽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재명 후보가 대표가 돼도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죠, 민주당이. 다만 이재명 후보보다 더 제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더 젊은 수권 정당을 만드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출마한 것이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 어제) : 계파 독점의 정치로 비민주적인 모습을 보였었던 것, 이런 것 넘어서야 되잖아요. 악성 팬덤에 그냥 끌려다니고 침묵하는 그런 정치로 어떻게 국민들 앞에 우리 당이 집권 세력으로 설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확대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죠. 단일화가 없다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적어지는 셈인데요. 국민의힘에선 벌써 '땡대명'이란 분위기입니다. 땡큐, 당대표 이재명, '야당 복이 있음을 실감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민주당의 변화, 혁신 이런 것은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팬덤 현상, 거기에 의존해가지고 팬덤, 홍위병. 당내 민주주의 압살, 이런 콘셉트에 맞는 형태로 당대표를 뽑는구나. 꼰대 수구 기득권이 되어 간다, 민주당이.]
글쎄요. 국민의힘이 민주당 걱정을 할 처지인가 싶기도 합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여당 복도 만만치 않죠. 가만히 있었는데, 지지율 역전에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언제쯤 정치권에서 누가누가 잘하나 경쟁을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정치권이 반사이익만 노린다면, 국민들 입장에선 정말 박복한 거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 노래로 정리합니다.
[꺼야꺼야 할거야, 혼자서도 잘 할거야. 예쁜 짓, 고운 짓, 혼자서도 잘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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