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에서 내 이름 빼달라"..이주영 감독 "쿠팡이 작품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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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습니다."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감독은 2일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 측이 일방적으로 8부작을 6부작으로 편집해 작품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사과와 시정조치를 하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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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습니다."
가수 겸 배우 수지 주연의 드라마 '안나'를 연출한 이주영 감독이 이 드라마의 투자사이자 방영 플랫폼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상대로 저작인격권 침해 관련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쿠팡플레이가 자신의 작품을 일방적으로 훼손했다면서다.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감독은 2일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 측이 일방적으로 8부작을 6부작으로 편집해 작품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사과와 시정조치를 하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OTT에서 공개돼 크게 인기를 얻은 드라마를 놓고 창작자와 OTT 플랫폼 업체 사이에서 분쟁이 벌어지는 건 드문 일이다.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시우는 입장문에서 "지난 6월 24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최초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63분)이나, 이 감독이 최종 제출한 '안나' 마스터 파일은 8부작(회당 45~61분)이고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극본도 8부작"이라면서 "6부작 형태의 '안나'는 이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입장"이라고도 했다.
드라마 '안나'는 최근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수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으로 꼽힌다. ‘안나’와 손흥민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경기 중계 등이 많은 관심을 모은 덕에 쿠팡플레이의 지난 6월 이용자수는 5월 대비 60만 명 늘어난 373만 명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 월간 활성 사용자수 기준 국내 OTT 순위에서도 4위로 올라섰다.
이 감독은 "투자사나 제작사가 편집에 대한 최종권한을 가지더라도 그 과정에서 창작자와 최소한의 논의나 협의, 설득조차 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면서 "감독을 완전히 배제하고 일방적인 편집을 강행하는 것은 업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 측에 작품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쿠팡플레이는 지난 6월 7일 저에게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으나 그조차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지의 호연과 감독의 연출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 측에 "감독인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후반 작업 업체 포함)에게 사과하라"며 "이른 시일 내에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 감독판으로 공개하고 이번과 같은 일방적 편집을 (반복)하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쿠팡플레이 측은 이주영 감독과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곧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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