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거북한 방광염

2022. 8. 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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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소변을 봤는데도 또 화장실을 찾게 되거나 갑자기 급하게 화장실을 찾을 때가 있다. 그리고 소변을 본 후에도 개운하지 않고 소변이 남아있는 잔뇨감이 있기도 한다. 심하면 소변을 볼 때 요도가 화끈거리거나 찌릿하게 아플 수도 있고 소변이 탁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방광염을 의심하게 된다.

콩팥이라고도 불리는 신장이 혈액에서 노폐물과 물을 걸러서 지속적으로 소변을 만들게 되면 이를 방광에 저장했다가 일정한 양이 되면 요도를 통해 내보내게 된다. 즉 신장이 소변을 만드는 공장이라면 방광은 이를 저장하는 창고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요도를 통해 균이 들어와 방광에 도달하게 되면 따뜻한 소변 속에서 쉽게 증식하게 된다. 다행히 균이 방광에 도착하기 전이나 도착한 직후에 소변을 보게 되면 균도 함께 배출되어 염증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평소에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서 비교적 많은 양의 소변을 보는 것이 방광염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단 방광 내에서 세균이 증식해 방광염을 일으키면 위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만일 방광염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방광에서 번식한 균이 신장으로 전파되어 신우신염과 같은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 때는 방광염과는 달리 열이 나고 옆구리나 등 뒤 부분을 건드리면 심한 통증이 오게 될 뿐 아니라 치료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누구나 방광염에 걸릴 수는 있지만 주로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여성은 요도 길이가 3 ~ 4cm으로 짧아서 쉽게 균이 방광에 도달할 수 있다. 또 성행위를 할 때 여성의 요도가 눌리면서 균을 방광 쪽으로 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면에 남자는 방광 바로 밑에 있는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전립선액이 요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방광염을 일으키는 균은 대장균 계통이 80% 가까이 되며 그 외에도 포도상구균 등 다양한 균들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대개는 3일 정도 항생제를 투여하면 별다른 후유증 없이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청결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배변 후에 휴지는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갖도록 하고 면으로 된 팬티를 입고 몸에 꼭 끼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일론으로 된 속옷(팬티 스타킹)은 온도와 습도를 올려 쉽게 균이 증식하게 한다. 그러면 요도를 통한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요도와 질 점막에 사는 락토바실러스균은 약산성을 유지해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여성청결제를 자주 사용하면 락토바실러스균까지 제거하므로 가급적 피하고 만일 사용하게 되면 약산성으로 되어 있는 제품을 사용한다.

두 번째는 물을 많이 마셔서 충분한 양의 소변이 만들어져서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이 희석되면서 결석이 생길 가능성도 감소하며 땀이 많이 나는 계절에는 탈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 바깥에서 화장실 가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소변이 마려운 것을 억지로 참는 것을 피해야 한다. 무리하게 참다 보면 오랫동안 방광에 고여있는 소변에서 균이 자라기 쉽고 방광 내의 높은 압력으로 인해 균이 쉽게 신장으로 옮겨가서 신우신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증가한다.

방광염과 구분해야 할 가장 흔한 질환은 과민성 방광이 있다. 이는 방광을 수축시키는 근육이 예민해져서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어지게 된다. 너무 자주 화장실로 가게 되어 일상 생활이 불편하거나 수면 중에 자주 깨어 일상 생활이 힘들어지게 된다. 과민성 방광은 20대 이상 성인 6명 중 1명 정도로 흔하며 고령에서는 다소 증가하여 65세 이상에서는 30%정도에서 발생한다.

방광염과는 달리 남녀 차이는 별로 없다. 방광염은 소변 검사에서 균이 나오거나 아니면 백혈구나 혈액이 섞여 나오지만 과민성 방광은 소변검사가 정상이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으로 진단되면 수분 섭취량을 조절해 소변을 너무 자주 보지 않도록 일정시간 참았다 보는 행동치료와 방광의 기능을 도와주는 약물 치료를 같이 병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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