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세 평짜리 지옥..뜨거워 앉지도 못해"..에어컨 없는 경비실

KBS 2022. 8. 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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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통풍도 제대로 되지 않는 작은 공간, 여기는 아파트 경비실입니다.

한낮의 폭염을 선풍기 한 대로 식히고 있습니다.

낮 기온 33도, 인터폰 교환기와 CCTV 등 각종 장비가 쏟아내는 열기가 더해져 숨이 턱턱 막힐 정돕니다.

[OO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너무 더우면 차에 가서 에어컨 켜놓고 좀 쉬고 그래요."]

한여름 더위에 가장 취약한 곳 중 하나가 아파트 경비실입니다.

24시간을 근무하는 경비원에게 한여름 8월의 폭염은 불편을 넘어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에어컨 없는 경비실, 이미 여러 차례 문제 제기가 있어 왔습니다.

5년 전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반대한다는 전단을 뿌려 온라인에 퍼진 적이 있습니다.

전단지에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반대하는 다섯가지 이유가 적혀 있었습니다.

매달 관리비가 죽을 때까지 올라간다, 공기가 오염된다, 공기가 오염되면 수명이 단축된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짜증이 나 주민 화합이 안 된다, 우리보다 더 큰 아파트 경비실에도 에어컨이 없다.

황당한 반대 이유에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쏟아냈지만 아직도 여전히 에어컨 없는 경비실이 많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경비실 냉방기 설치율은 73%, 30% 가까이는 불볕 더위와 싸우며 근무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에어컨 설치가 능사도 아닙니다.

여러 경비원들이 에어컨을 켤 때마다 올라가는 계량기 속 숫자를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토로합니다.

에어컨 전기 요금에 따른 관리비 부담에 일부 눈치를 주는 주민들이 있어섭니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대안은 열사병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주기로 10~15분씩 휴식을 취하고 무더위 시간에는 옥외 작업을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비원들에게 제대로 된 휴식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OO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다섯 시간 정도 분리수거했습니다. 좀 움직이면 땀이 줄줄 납니다, 요즘은..."]

경비원들은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비율이 높아 노동 환경 뿐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도 대책이 필요합니다.

다행스러운건,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우리 동네 경비실 에어컨 한 대 놔드리자 훈훈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원도 춘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경비원 12명에게 작은 에어컨을 선물했습니다.

부산에서도 사비를 털어 경비실 에어컨을 설치한 주민들 배려로 경비원들이 ‘착한 바람’을 쐬게 됐습니다.

혹시 이런 포스터를 보신적 있으신가요?

"우리 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이 있나요?"

개선의 시작은 관심이란건데요.

오늘은 우리 동네 경비실 한 번 둘러보시고 시원한 음료 한잔이라도 건네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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