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교수 "책 '국익의 길', 미중갈등에 맞서는 한국미래 전략지도"

박명기 기자 2022. 8. 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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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 제기 담은 책..부제 '미중 패권 경쟁에 맞서는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 지도' 
박승찬 용인대 교수. 사진=게임톡

 

최근 주위에 이런 질문을 하는 이가 늘었다. "미국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 과연 대한민국은 어느 편에 서야 할까?"

특히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종전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기조를 '안미경세(安美經世·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세계와)'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승찬 용인대 교수는 최근 묵직한 책 '국익의 길'을 펴냈다. 그는 "'국익의 길'을 쓰게 된 건, 지금 상황이 '미중간 ' 충돌로 인해 대한민국이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안된다, 잘못될 수 있다는 안타까움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 한국, IPEF 참여-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 고민 "한쪽 편들기 어렵다"

박승찬 교수는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으로 두 달 전 'DEEP CHINA(딥 차이나)'를 출간했다. 

그는 중국 명문 칭화대 졸업 후 주중 한국대사관 중소벤처지원센터장 및 경제통상관을 역임했고, 미국 듀크대학에서 미중통상관계를 연구했다. 

중국경영연구소장으로도 10년간 '차이나 비즈니스 세미나'를 100회나 열었다. 중국 현장에서 사업해본 기업과 실무자를 모셔 한 분야의 실패-성공에 대해 소개하는 세미나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두 달 만에 이번에는 '국익의 길'이란 새 책을 들고 온 이유는 뭘까?

그는 "'딥 차이나'를 지난해 집필을 마치고 올해 펴냈다. '국익의 길'은 올 한해 숱한 밤을 새우며 가장 고민하면 집필한 책이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지금까지 미중간 패권전쟁을 심화되고, 그에 따른 한국 국익이 침해될 위기에 놓였다. 그래서 대한민국 리더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국익이 침해될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우선 한국은 미국 주도 새 경제 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에 참여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한국·미국·일본·대만)에 한국이 참여할지를 고민을 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나서서 견제했다. 지난달 26일 "지난해 중-한 무역은 전년보다 26.9% 증가해 3623억 달러(약 473조 7072억 5000만 원)에 달했고, 반도체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지난해 수출한 반도체의 60%가 중국 시장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장기적인 이익과 공평하고 개방적인 시장 원칙에서 출발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으로 일하길 바란다"며 한국 반도체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거론하며 한국의 칩4 참여를 견제했다. 

박 교수는 "한국은 이제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실용 및 자강(自強/自彊, 스스로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음) 외교를 해야 한다. 지금은 정치, 경제적, 안보까지 모든 면에서 한쪽 편에 서기는 힘들다"며 고뇌 끝에 창의적인 발상을 제시했다.  

이미 대중 무역의 점유율이 높고, 희토류 등 미래 기술의 핵심 원자재를 다루는 기술 개발 및 우주굴기 등 4차산업혁명에 포함되는 다양한 기술력이 미국을 위협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만약 잘못된 입장을 취하면 우리산업이 무너지고 국익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미국-중국 수교의 주역이었던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의 주도권은 이미 중국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책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박승찬 교수. 사진=게임톡

박 교수는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 정서가 깔려 있는 상징적인 발언이다. 미국도 GDP 75%까지 추격해온 중국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잘 알고 있다. 차이나 배싱(중국때리기)은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 정치권의 공통된 목소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년이 아니라 10~20년 장기를 봐야 한다. 만약 잘못된 국가 리더십과 불균형적인 스텐스를 취하면 산업이 무너지고,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국익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최악 시나리오는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바로 우리 '등 뒤에 적'으로 만드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제 개발도상국을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런 만큼 국익의 관점에서 어느 한쪽 편에 서지 않는 균형적 외교를 해야 한다. 두 나라의 패권 경쟁에서 전략적 중재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중국 갈등에서 '국익의 길'인 '윈-윈 게임으로 프레임 바꿔야

박 교수는 '편승외교'(이기는 쪽에 붙는 외교)보다 전략적 균형자와 자강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은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지경학적 관점에서 미-중양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적 자산에 해당하는 국가다. 2021년 기준 이미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자 세계 7위 무역대국이다. 세계 6위의 군사 대국, 세계 4위의 항공우주 생산거점 국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한국은 스스로 작게 생각한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강력한 자강 실리외교의 스탠스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얕잡아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의 참여 문제도 핵심을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SK하이닉스 D램을 중국에서 50% 생산한다. 

2021년 상반기 미중 호감도 설문조사.  '국익의 길' 351페이지. 

그는 "미국이 판을 깔고 한국을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할 방책이다. 중국 반도체산업 팔다리를 끊어놓겠다는 속셈이다. 미국이 보는 경제안보는 '제로섬게임'(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의 합계가 영(零)이 되는 게임)이지만, 우리는 쌍방이 모두 이기는 '윈윈게임(win-win game)'의 마인드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윈윈게임'을 위해 미중양국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미중 신냉전시대' 전략적 균형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칩4의 경우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다시 설계하고 , 동시에 대만과의 가치연맹을 형성해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대안이다. 

박승찬 교수는 미-중간 '기술패권' 연구를 위해 8월 미국 미주리주립대학으로 떠난다. 듀크대에서 '미중통상관계'를 연구해 '중국경영연구소'를 만든 것처럼 한 발 떨어져 더 깊이 바라보고 싶어서다. 

그는 "미중의 서로 다른 국익이 충돌할 때 한국의 국익과 생존전략이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혜안을 얻길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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