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용수 중단 '몽니' 막으려..여주시 달려간 산업부
지원 요구하는 여주시 면담
SK하이닉스와 TF회의도
◆ 힘실리는 반도체 산업 ◆
정부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 필수적인 용수 사용을 여주시가 막고 나선 가운데 여주시와 다른 관계자들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했다. 여주시는 SK그룹에 일자리 공급 등을 요청하고 있는데 정부가 개입해 용수 공급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용인 반도체산업단지 용수시설 설치 문제를 풀기 위해 여주시장과 면담을 했다. 산업부에서는 최우석 소재융합산업정책관과 최우혁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이 참석했다. 여주시장과 면담한 후에는 박용근 SK하이닉스 부사장과 경기도, 여주시, 용인일반산단(SPC)이 참여하는 '용인 반도체산단 용수시설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도 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책사업인 만큼 반드시 협조해야 하는 상황임을 전달했다"며 "여주시는 자연환경을 오랜 기간 보전해온 여파로 인구 정체 등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했다. 산업부는 여주시가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일이 없도록 의견 조율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여주시도 산단 조성을 비롯해 규제 완화 등을 요청한 가운데 향후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정책협의회'에선 여당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부원장을 맡고 있는 송석준 의원이 "장관님, (여주) 현장에 가보기는 했습니까"라며 이창양 산업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여주시는 용인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용수를 여주시에서 끌어가지만 여주시가 얻는 것이 없다며 2020년부터 만들어온 합의를 뒤엎었다.
용인 반도체 산단에서 쓸 물을 여주시에서 끌어가기 위해 여주시를 통과하는 37㎞ 길이의 공업용수 관로가 설치되고 있는데, 여주에서 물을 끌어가도 물 이용료는 수자원공사에 돌아가니 추가 지원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여주시는 SK하이닉스가 아닌 SK그룹에 일자리 확대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충우 여주시장은 경기도와 여주시, SK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종합개발 사업 추진과 사업체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체 특성상 여주에 새로 입주하기 어려우니 그룹 차원에서 어느 계열사든 일자리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매일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주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 만큼 SK가 투자해 달라는 것"이라며 "돈을 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 지역이 나아질 수 있는 상생책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여주시는 단순히 기업체를 유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산단을 개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예산(기획재정부), 용지(국토교통부), 산업정책(산업부), 환경영향평가(환경부) 등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지역에 산단을 만들면 사업성이 있고 기업들이 찾을 만한 경제성이 있는지인데, 당장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개발을 주도하는 용인일반산단은 이미 여주보 취수장 인근 마을 4곳에 발전사업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사업을 벌이는 한편 여주대학교에 반도체 관련 전공 과정에 커리큘럼과 장비를 지원하기로 여주시와 합의를 마쳤다.
용인일반산단 관계자는 "기존에 언급조차 없던 개발 계획을 만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여주시의 몽니에 다른 이해관계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2020년부터 논의해 합의를 끝낸 지 오래인데, 시장이 바뀌었다고 엎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여주시로부터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전해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아직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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