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파격인사..뜯어보면 '탈원전 감사' 등 포상 흔적 '물씬'

권혁철 2022. 8.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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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2일 국·과장급 인사를 실시하며 "연공서열·기수 우선 인사 관행을 파괴한 능력 중심 파격인사"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감사했던 간부들이 승진하거나 선호 보직에 기용된 것이 도드라졌다.

감사원은 이날 금융계와 각종 공적 연금 감사를 지휘하는 핵심 보직인 산업금융감사국장에 최재혁(45) 인사혁신과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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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감사원 국과장급 발표 "능력중심 파격인사" 자찬
'금번 인사에서 주목할 인물' 24명 프로필 공개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감사 참여한 인물 대거 포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감사원이 2일 국·과장급 인사를 실시하며 “연공서열·기수 우선 인사 관행을 파괴한 능력 중심 파격인사”라는 점을 내세웠지만,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감사했던 간부들이 승진하거나 선호 보직에 기용된 것이 도드라졌다.

감사원은 이날 금융계와 각종 공적 연금 감사를 지휘하는 핵심 보직인 산업금융감사국장에 최재혁(45) 인사혁신과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산업금융감사국장은 감사원 1급이나 사무총장, 감사위원으로 승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리다. 두세개 국장 보직을 거친 뒤에야 갈 수 있는 자리인데, 40대 과장이 발탁된 건 이례적이다. 또 공무원의 비위 감찰을 전담하는 특별조사국장에도 우동호(53) 행정안전감사국 4과장이 발탁됐다.

감사원은 이런 인사에 대해 “지금껏 국장 및 과장의 직위는 직제순이 반영된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했다”며 “과거 답습적 인사 관행을 타파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정부 부처 인사 보도자료가 통상 1~2쪽인데, 감사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14쪽 자료를 통해 ‘금번 인사에서 주목할 인물’ 이라며 24명의 사진과 프로필을 담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감사에 참여한 간부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감사성과 우수자’로 뽑혀 4급 수석감사관으로 승진한 한윤철(39) 부감사관의 경우, 유병호 사무총장이 공공기관감사국장 재직(2020년) 당시 지휘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에 참여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처음 도입된 ‘감사성과 우수승진’ 제도에 따라 이번 승진에 포함됐다. 이 제도는 승진 후보자 서열과 관계없이 감사 성과가 우수한 직원을 승진 예정 인원의 20~40% 범위에서 우선 선발하는 방식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점검과 월성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점검을 맡았던 김숙동 과장도 특별조사국 제1과장에 보임됐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 관련 비위를 감사원이 덮어줬다는 의혹을 감찰하고 있는 황해식(47)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공공기관감사국장에 임명됐고, 올해 초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 등 3개 기관 정기 감사를 했던 정의종 과장은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으로 영전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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