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펠로시 대만 방문 긴장 속 예의주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이번 상황을 긴장 속에 주시하고 있다. 만에 하나 미·중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도 이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펠로시 의장은 2일 밤늦게 대만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간 긴장 고조상황에 대해 “미 의회 인사의 해외 방문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말을 아꼈다. 안 부대변인은 다만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인 발전을 계속 지지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우리 인민해방군은 적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무력 사용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고, 미국은 “하원의장이 안전하게 대만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싱가포르에 있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강습상륙함을 남중국해로 이동시키고 있다.
익명의 외교 소식통은 “실제 충돌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만에 하나 대만 문제로 미·중이 물리적으로 부딪치게 되면 한국도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에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이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대만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공동성명에는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 및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조금 더 미국 쪽으로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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