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윤심' 가까운 친윤이냐, 통합 보여줄 비윤이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사상 초유의 집권 초 여당 비대위를 이끌 비대위원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잘 반영하는 인사가 돼야 한다는 친윤석열계 주장과 윤 대통령과 거리가 있는 인사를 임명해 통합과 쇄신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비윤석열계 주장이 맞서고 있다.
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친윤계에선 윤 대통령과 가까운 정진석 의원(5선·국회 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는 사람이 많다.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상 당대표 권한을 대행하는 자리다. 친윤계 입장에서는 ‘윤심’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정 의원이 맡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차기 당권을 노리는 정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대표 출마 길이 막히기 때문에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장을 수락할 경우 국회 부의장직을 사퇴해야 할 수도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정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역할을 해달라고 했지만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국회 부의장 선출된 지 한 달도 안 됐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비윤계에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아닌 통합형 인사가 와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 중징계, 윤 대통령 ‘내부총질’ 문자 등으로)우리 당과 우리 당 지지층 모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그래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고, 경륜이 있는 그런 인물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5선 중진 의원 중에서는 주호영, 정우택, 조경태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원외 인사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한 3선 의원은 통화에서 “외부인사 중에서도 인명진, 김병준 등 비대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분들이 오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친윤계에선 정 의원, 비윤계에선 주 의원, 대통령실 쪽에서는 김 전 총리가 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에서는 너무 그립감이 세지 않은 관리형 비대위원장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비대위원장을)추천하도록 하겠다”며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의견을 듣고 있다. 아직 추려진 후보는 없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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