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이준석의 내부총질
대통령에게 까인 이준석 당대표 기분이 좋을 리 없다. 하지만 내심 미소를 지을 듯하다.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중징계를 받아 궁지에 몰렸는데 뜬금없는 문자 파동으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으니 말이다.
권력다툼의 희생양 코스프레로 지지 세력을 규합하고 동정 여론을 확 키울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냥 뒷담화 문자에 '쿨'하게 대처하고, 자숙하는 모습만 보여도 자연스럽게 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이 술술 풀릴 상황이었다. 뒷담화 피해자가 실제론 최대 수혜자가 될 판이니 참 인간지사 새옹지마다.
그런데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게 사람이다. 참지를 못했다. '기회는 이때다' 싶었는지 예의 인신공격성 감정적 대응으로 분란을 더 키우고 있다. '양두구육'은 대통령과 윤핵관 모두 겉과 속이 다르다는 직격탄이다.
당 지도부를 "저자들"로 칭하며 "당권 탐욕에 제정신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탐욕적인 반지의 제왕 캐릭터)"으로 비하했다.
여권의 텃밭인 대구에 가서는 식사후 페이스북에 '간장불고기' 사진을 찍어올렸다. 평소 "간을 본다"며 깔아뭉갰던 안철수와 윤핵관 핵심인 장제원 의원 성(姓)을 딴 '간장' 한 사발 막말로 인격적 모독을 서슴지 않던 그의 또 다른 도발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박살 나든 말든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지든 말든 화풀이 저격을 멈추지 않고 싸움을 부추기는 행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수틀리면 공멸도 불사하겠다는 오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 대선 전부터도 수시로 그랬지만 툭하면 총구를 대통령과 자신이 당대표인 집권여당에 들이대는 게 내부 총질이 아니면 도대체 뭔가. 대통령 뒷담화가 부적절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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