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펠로시 방문 앞두고 타이완 '일촉 즉발'..예상 시나리오는?
[앵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오늘 밤 타이완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의 반발 속에 강행되는 것이어서 미중 간에 군사적 마찰도 예상됩니다.
이 소식 국제부 강성웅 기자와 함께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오늘 밤에 타이완에 도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확실한 겁니까?
[기자]
맞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세계 언론들이 그렇게 보도를 하고 있고요.
특히 제가 본 건 타이완 매체들인데요.
타이완 매체들이 굉장히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오늘 밤 10시 20분, 그러니까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11시 20분입니다.
한 6시간 반 정도 뒤인데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 공군수송기가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할 거다. 이렇게 보도를 했고요.
또 숙소는 타이베이 시내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다. 혹은 메리어트 호텔이 될 수 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보도를 하고 있고요.
이런 구체적인 보도는 사실, 팩트를 알지 못하면 보도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맞다 이렇게 보입니다.
그리고 외국 국빈이 방문을 하게 되면 이렇게 호텔 숙박 정보라든지 항공기 이착륙 정보 같은 것이 조금씩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것들을 맞춰보면 굉장히 정확한 보도라고 생각을 할 수가 있고요.
물론 보안상 미국이 발표를 하지 않고 또 어떤 급사정 변경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변경될 수는 있지만 대체로 맞는 것 같습니다.
[앵커]
밤 늦게 도착하면 공식 일정은 내일부터 시작 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내일 오전에 차이잉원 총통을 만날 예정입니다.
펠로시 의장은 차이 총통과 만나 타이완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치 동맹과 경제 안보 차원에서 미국과 타이완이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타이완 입법원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펠로시 의장이 하원 의장 자격이어서 입법원장과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방위 공약과 국제 사회에서의 지지를 약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두 개의 일정을 마치면 내일 오전 시간이 다 갈 것 같은데 펠로시 의장은 타이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나면 내일 한국으로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을 당일치기로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는데 1박을 하게 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당일치기로 차이잉원 총통만 만나고 곧바로 떠나지 않겠나 하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에서 1박 2일의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것은 미국이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타이완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더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11월 중간선거 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또 82살의 고령에다 중국 인권 문제나 타이완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펠로시 의장 본인의 의사도 반영된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데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가 타이완에 들어가서 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기자]
중국이 여러 번 경고를 한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는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해 타이완 동부 해역으로 접근해서 북부 타이베이 쑹산 공항으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군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면 타이완 방공식별구역까지는 미군 전투기가 수송기를 호위를 하도록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방공식별구역 안쪽부터는 타이완 공군기들이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영공 근처까지 미군 전투기들이 호위를 했다가 이후 타이완 전투기에 호위를 넘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타이완도 오늘부터 4일 정오까지 3일 동안 타이완 동쪽에 전투기 8대를 추가 배치하고 대비에 들어갔습니다.
전투기 추가 배치 기간을 '4일 정오'까지라고 정한 것을 보면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을 떠난 다음 날까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군 전투기들이 타이완 영공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그럴 것 같습니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군 수송기를 타이완에 보낸 적은 가끔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투기를 진입하는 것은 자제해왔습니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만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 않듯이 선을 넘지 않는 겁니다.
또 가까운 거리에 중국 전투기나 정찰기들이 있기 때문에 자칫 우발적인 충돌 우려도 있습니다.
[앵커]
혹시 중국 전투기들이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의 타이완 진입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이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탄 수송기의 이동 경로를 시시각각 추적할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중국 군용기들이 어느 정도 대응 비행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마도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따라다니는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추정을 해보면 군용기들 간에 어떤 신호를 보낼 수도 있는데 방해까지 할지 여부는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미국 항공모함이 타이완 쪽으로 갔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지금 어디에 있는 겁니까?
[기자]
오늘 타이완 언론의 보도를 보면 싱가포르를 출발한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타이완 남 쪽에 머물고 있습니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레이건호가 바시해협 동쪽 해역에 위치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미군이 오키나와 부근해역에도 함정을 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의 출국 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 장관이 직접 펠로시 의장에게 타이완 방문시 안전과 군사적 대비 태세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부 그리고 7함대 등도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중국군의 움직임도 파악된 게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전투기와 조기 경보기 등 여러 대가 오늘 오전 타이완 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 군함들이 중간선 가까이 머물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아울러 타이완 자유시보는 중국 전투기 4대가 오늘 오전 타이완 서남부 방공 식별 구역에 진입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중국의 정찰 함정이 타이완 동부에서 일본 쪽으로 항해했다는 소식도 보도했습니다.
타이완 해협을 담당하는 중국군 동부 전구는 오늘 진지에서 명령만 기다린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중국군이 타이완을 둘러싼 동서 남북에서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중국군이 하이난섬 부근에서 군사훈련을 한다고 공지를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예고한 대로라면 오늘 새벽 0시부터 시작됐습니다.
아직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지 파악되지는 않았는데 통상 훈련을 보면 해군 함정이 동원돼 실탄 사격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 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중국 내륙에서 탄도 미사일을 쏴서 남중국해의 하이난섬 부근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하는 시험인데 미국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방송은 지난 토요일 이른바 '항모 킬러'로 불리는 '둥펑 17'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둥펑 17은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인데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는데다 회피 기동도 가능한 최신 미사일입니다.
그래서 사드 같은 미사일 요격시스템으로도 요격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 기간 동안 이런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이런 미사일들은 당연히 미국의 항공모함을 겨냥한 거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앞서 2년 전인 2020년 8월에도 지금처럼 하이난 섬 동쪽에 군사훈련 구역을 설정하고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당시 쏜 미사일은 둥펑-21과 둥펑-26인데 사거리가 각각 1,800 km와 4천 km입니다.
둥펑 21은 저장성에서 발사됐고 둥펑-26은 북서쪽 내륙의 칭하이성에서 발사됐습니다.
사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핵 항공모함들이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 부근에서 활동하는 것이 큰 부담입니다.
이에 대응해 나온 무기들이 바로 '둥펑' 시리즈의 중거리 미사일인데 점점 성능이 개량돼 미국에도 위협적일 수도 있습니다.
[앵커]
미중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군사적 마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직접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앞서 지난 6월 12일 오스틴 미국 국방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 부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나서 회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양측은 소통 채널을 유지해 원하지 않는 충돌 가능성을 줄여 나가자는 데 공감을 했습니다.
미중 양국 모두 자국의 입장에서 국가 이익을 지키려 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강행하고 중국이 좌시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만큼 우발적인 군사적 마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앵커]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 방문을 마치면 곧바로 우리나라로 오는 건가요 ?
[기자]
일정상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내일 오후에 우리나라에 도착하게 될 것 같습니다.
타이완 방문 전까지는 일정이 대부분 비공개였는데 우리나라 일정은 일부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4일 목요일에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기로 돼 있는데 인사말 정도는 언론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 이때 펠로시 의장이 이전 방문 기간 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YTN 강성웅 (swk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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