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증설 이통사 'ESG경영' SOS

김나인 2022. 8.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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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장비·IDC 증설로 늘어나
탄소비용 부담 증가 불가피
정부에 탄소저감 지원책 요청
유영상(왼쪽부터) SK텔레콤 대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세운 가운데 이동통신 업계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5세대(5G) 이동통신, IDC(인터넷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탄소배출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에서는 부처간 관련 규제 권한 등을 살펴보고 내부적으로 탄소배출권 관련 민간 요청 사항 등을 검토해 범부처 협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들 사업자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LG유플러스가 139만8814t(톤)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가장 많았고 KT 134만3964tCO2eq, SK텔레콤 105만1380tCO2eq 순이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10%, 1% 늘었다.

이동통신업계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자원 절감 등을 위해 네트워크 전력 절감 기술 등을 도입하며 환경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탄소 비용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이용자와 서비스 가입자가 증가하고 5G 기지국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다 보니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 기업들은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초과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과징금을 내야 한다.

특히 이동통신업계는 5G 네트워크 장비 설치와 IDC 증설이 배출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배출량의 97~99%는 전력 사용에서 나오는 간접배출이다. SK텔레콤은 보고서를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 및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강화에 따라 SK텔레콤의 탄소 비용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배출권 거래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족분에 대해서는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구매해 충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재정적 비용 리스크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2030년까지 2000억원·1000억원 이상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동통신사는 이와 관련해 정부에 탄소배출 관련 부담 완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최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지국과 IDC 구축이 늘어나 탄소배출 부담이 있다"면서 "통신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인정해 탄소감축 부담을 줄여줬으면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또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전력 소비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저감 기술도 개발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LG유플러스는 내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경기 안양시에 축구장 6개 너비의 대규모 IDC를 구축할 예정이다. 에너지 사용량 절감,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적용한 센터로 기획했지만, 탄소배출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배출권거래제도와 관련해 저탄소 투자 촉진을 위한 기술이나 장비 확보, 정부의 R&D(연구개발) 지원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G 경영이 화두인 상황에서 탄소배출량 문제는 당장이 아니라도 중장기적으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며 "기술 확보 등 탄소저감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업계의 애로사항 등을 검토해 탄소중립 관계 부처와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통령 직속 기후변화 기구인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중위)가 민간위원장이 임명되고 공식 가동되면, 탄소중립 관련 관계 부처 협의체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현재 탄소저감 기술 R&D 등은 일부 지원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관련 범정부 협의체가 운영되는 것에 대응해 통신사가 제안하는 내용이 타당한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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