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부터 교육·복지까지..기회 넘치는 광주 만들겠다"

진창일 2022. 8. 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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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미래도시' 내건 강기정 광주시장
尹 대통령의 공약 복합쇼핑몰
정부 상생노력 뒤따라야 결실
지역균형 발전·자치분권 필요
광주·전남 서로에게 도움되는
초광역 경제 공동체 나아가야
물 풍부한 광주 반도체 최적지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도 수월

◆ 새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

2016년 독일 베를린에 체류하던 시절 그는 레겐스부르크라는 도시의 시장과 마주 앉았다. 40대의 젊은 시장이었다. "이곳은 한마디로 말하면 어떤 도시입니까." 별 생각 없이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에 쇠뭉치로 한 대 맞은 듯 전율을 느꼈다. "우리 도시는 일하고 싶은 사람보다 일자리가 많은 도시입니다." 귀국 후에도 그는 이 말을 가슴에 품었다고 한다. 언젠가는 꼭 이뤄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광주를 기회가 많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얘기다. 강 시장이 민선 8기 광주시의 슬로건을 '광주,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라고 정한 배경이다.

"일자리가 부족한 호남과 광주는 '기회가 없는 도시'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일하고 싶은 사람보다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 꼭 만들 겁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된 그는 출마 선언 장소도 5·18민주광장(2018년)에서 광주상공회의소로 바꿨다. 시민의 삶과 먹거리, 개인의 기회에 치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반도체와 복합쇼핑몰 유치 등 국가·지역 핵심 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광주와 호남의 목소리를 키울 판이다. 최근 강 시장을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그가 민선 8기 광주의 선택을 받은 이유와 앞으로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시정 목표가 기회가 많은 도시인데, 무슨 의미인가.

▷청년이 일할 수 있는 기회, 결혼할 수 있는 기회부터 건강을 누릴 기회, 은퇴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기회 등 여러 기회가 많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이 구상은 2016년 독일에 머무를 때부터 꿈꿔왔다. 사람보다 기회가 많은 도시를 만들겠다. 광주는 일자리, 건강, 결혼, 복지,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기회가 많은 도시가 돼야 한다고 본다.

―슬로건 '광주,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가 바로 그 뜻을 담은 건가.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이후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시민들이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고 지금까지 왔다. 때로는 개인의 권리나 누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면서 왜곡·폄훼 세력과 맞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려왔다. 과거에는 의무와 당위의 시절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우리가 누려야 한다. 슬로건은 다가올 내일과 공동체 역사의 일을 넘어 시민 스스로 빛나는 도시가 돼야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복합쇼핑몰 이야기로 광주가 뜨겁다. 청사진과 전략을 제시한다면.

▷정부와 지방 행정, 민간 자본 3주체가 복합쇼핑몰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핵심이다. 원래대로라면 민간 자본을 투자하고 행정은 인허가 절차만 마치면 끝이다. 하지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윤석열 정부가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나섰으니 이것은 지방 사무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정부가 상생과 연결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나서면 행정은 투명하고 신속하게 뒷받침하는 등 국가 지원·민간 자본·지방자치단체의 신속 행정이 상승 효과를 내는 '메타 N-콤플렉스(Meta N-complex)'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 복합쇼핑몰 유치지가 복수냐 아니냐 문제는 자본의 논리가 작동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가 뒷받침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복합쇼핑몰을 잘 이용하기 위한 도로나 통신의 연결을 예로 들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과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생산자·소상공인·소비자가 선순환하는 디지털 기반 물류체계 조성에 3000억원, 이용 고객과 시민 편의를 위한 트램(도시철도) 등 교통망 구축에 6000억원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이의 제기가 있다. 하지만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서비스 수혜자는 시민이다. 민간 투자에 이어 시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다. 복합쇼핑몰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만큼 그에 준하는 정부의 상생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반도체 분야를 놓고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한데.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수단으로 써야 한다. 대전 이남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단지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방안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반도체 생산단지 조성을 이야기할 때 물과 전기, 데이터센터를 중요하게 본다. 호남은 영산강이나 황룡강, 장성댐 등 수자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전기도 보통 전기가 아닌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 전기가 필요한 시대인데 광주·전남이 RE100의 보고다. 또 내년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완공된다는 장점이 광주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의지만 보인다면 기업도 호남을 선택할 것이라 보고 노력하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지연도 풀어야 할 숙제인데.

▷도시철도 2호선은 2단계 기본계획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많이 늘어났다. 오는 9월에서 10월쯤이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인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 총액이 나올 것 같다. 현재 2단계 공사까지는 예산이 확보될 것 같지만 3단계 예산은 어렵다. 2단계 예산을 확보해 완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예상되고 3단계 문제는 2단계 총액 예산 협상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향후 광주·전남 상생 방향은.

▷상생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나누는 것이다. 현재 광주·전남이 얽힌 상생 현안과 갈등이라면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군공항 이전 △혁신도시 발전기금 △나주 SRF 열병합 발전소 등이 있다. 반도체 특화단지나 군공항 이전 등 현안에서 광주의 이익과 전남의 이익을 찾아서 나눠간다면 상생은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으로 본다. 수도권 집중을 지방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광주·전남이 상생·협력을 넓히면서 초광역으로 나아가야 한다.

영호남 '반도체 동맹' 결성…"함께해야 지방 몫 커져"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가운데)이 지난달 4일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를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광주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정부의 반도체 분야 육성 정책에 발맞춰 '영호남 반도체 동맹'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균형발전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결국 수도권으로 쏠릴 것"이라며 "우선 영호남 중 어디라도 유치하고 봐야 한다는 것이 동맹을 결성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인력 확보를 사회에 큰 이슈로 던졌는데, 바람직한 것은 '첨단 인력 확충'이 아니라 '지방의 첨단 인력 확충'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서 한 곳을 반도체 투자지로 선택하는 방안과 영호남 중 한 곳이 반도체 이슈를 선점하는 것을 비교하면 영호남 반도체 동맹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우리도 반도체 특화산업단지를 유치하기 힘든데 영남까지 동맹을 맺으면 우리 몫이 줄어들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틀렸다"며 "동맹을 맺어야 지방의 몫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과 중앙의 관계에서 단체장들끼리 연대가 중요하고, 그 예가 영호남 반도체 동맹, 광주·대구 달빛동맹"이라며 "이대로라면 수도권 혹은 대전 이북 지역만 살아남게 된다. 협치의 포인트도 지방을 살리기 위한 균형발전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이 걸어온 길은 민주화운동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겪고 전남대에 입학한 후 박관현 열사의 사망 소식을 들은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1985년에는 삼민투위원장을 맡아 전두환 정권에 맞서다 징역 8년을 선고받고 3년7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가 제도권 정치에 뛰어든 것은 2004년. 청년·재야 운동을 하다 시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와 39세 나이로 당선됐다.

광주 북갑에서 처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2016년 총선 때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자리를 지키면서 기다린 끝에 광주시장이 됐다. 2019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입성해 1년8개월 동안 일했다.

▶▶ 강기정 시장은…

△1964년 전남 고흥 출생 △광주 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 △전남대 행정대학원 석사 △17~19대 국희의원 △청와대 정무수석 △민선 8기 광주시장

[광주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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