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 '우영우'에게..'봄날의 햇살' 비출까

박신원 기자 2022. 8. 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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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봄날의 햇살 같아.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너는 지금도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너는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드라마 밖 현실의 교육 현장에서도 '봄날의 햇살' 최수연과 같은 인물이 많아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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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 '장애 인식' 현주소
"학생·교사 이해 늘었다" 평가 속
올해 특수학교·학급 255개 늘려
장애학생 일반학교 진학 증가세
"연 1회 일시적 교육 한계" 지적도
최수연 변호사가 친구인 우영우 변호사와 식사 중 얘기를 나누고 있다.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 화면 캡처.
[서울경제]

“넌 봄날의 햇살 같아.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너는 지금도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너는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지난달 13일 방송된 ENA 수목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에서 우영우(박은빈 분)가 자신의 별명을 지어달라는 동료 최수연(하윤경 분)에게 전하는 대사다. 수연은 매회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시청자들로부터 “영우를 잘 이해해 정말 ‘봄날의 햇살’같다” “편견을 이겨내는 모습이 현실적”이라며 호평이 이어지는 인물이다.

드라마 밖 현실의 교육 현장에서도 ‘봄날의 햇살’ 최수연과 같은 인물이 많아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 형식적이라거나 학교에서 장애인을 만나기도 힘들지 않냐는 생각도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제거’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권리 보장 증진’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사회 조성’ 등을 목표로 이뤄진다. 지난해 6월 4일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시행 의무가 강화돼 국가·지자체 및 공공기관, 어린이집·학교 등 7만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이상, 1시간 이상 필수로 실시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장애 인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장애 학생은 그냥 친구다’ ‘다르지 않다’는 답변을 먼저 내놓거나 주변의 장애 당사자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조윤주(26) 씨는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고 교사와 학교 구성원들의 관심도 크다고 느껴진다”며 “초중고 학생들은 대부분 장애에 대한 존중·이해 등 교육 목표에 공감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장애인을 만나기 힘들던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장애 학생들의 일반 학교 진학률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올 3월 내놓은 특수교육 운영 계획에서 22년 5개의 특수학교와 250개의 특수학급을 신·증설한다고 밝혔다. 특수학교는 21년 187개 교에서 22년 192개 교로, 특수학급은 21년 1만 2042학급에서 22년 1만 2292학급으로 증가한다.

다만 장애 인식 개선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내에서 장애와 관련한 문제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양상으로 발생하는데 연 1~2회 정도의 일시적인 교육만으로 이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학급에 장애인 친구가 있었다는 취준생 박 모(25) 씨는 “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교육을 받은 적은 있지만 실제로 친구가 돌발적인 행동을 하면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몰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 있는 학교는 교육 인프라가 적고 강사 초빙이 어려워 교육을 방송 자료 등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문제도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김 모(11) 씨도 “수화를 배우고 싶어 외부 기관에 신청해 별도로 강의를 들었다”면서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현장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나아져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황윤의 가톨릭대 특수교육학과 교수는 “‘장애 인식 개선’이라는 용어도 ‘장애 공감’이라고 표현하자고 알리고 있다”면서 “장애인을 시혜적인 시선으로 보지 않고 상대의 특성과 어려움을 존중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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