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부사관 사망·성폭력 얼룩진 '20·15飛 잔혹사'..이예람 중사 마지막 근무지

정충신 기자 2022. 8. 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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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선임에게서 성추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인 공군의 경기 성남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과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20비)에서 여군 하사가 각각 성폭행당하거나 의문의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큰 우려를 사고 있다.

군 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15비에서 20대 초반 여군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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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20전투비행단 : 지난달 19일 임관한 지 1년을 갓 넘긴 강모(21) 하사가 영내 독신자 숙소 내부 발코니에서 숨진 상태로 동료 부대원에게 발견된 충남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 1년 전 성추행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한 비행단이다. 연합뉴스
1 :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소장이 2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예람 중사 근무한 비행단…女하사 사망·성폭력 사건 이어져

15특수임무단 A하사 성폭력사건, 20비행단 강하사 의문사

1년 전 선임에게서 성추행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인 공군의 경기 성남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과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20비)에서 여군 하사가 각각 성폭행당하거나 의문의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큰 우려를 사고 있다.

공군 안팎에서는 ‘15비·20비 여군 부사관 잔혹사’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 비행단 내부의 고질적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닌지 구조적 진단과 함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군은 15비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군 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15비에서 20대 초반 여군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부대는 20비에서 성추행을 겪었던 이 중사가 전출돼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가해자는 이 중사가 숨진 이후인 2021년 7월 새로 부임한 B 준위(44·구속)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시작된 성폭력은 피해자인 A 하사가 4월 피해 신고를 할 때까지 이어졌다.

B 준위는 안마를 해준다는 핑계로 A 하사의 어깨와 발을 만지거나 A 하사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윗옷을 들쳐 부항을 놓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올해 4월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남자 하사와 입을 맞추고 혀에 손가락을 갖다 대라고 지시했으며, A 하사가 거부하자 자신의 손등에 남자 하사의 침을 묻힌 뒤 피해자에게 이를 핥으라고 강요했다. A 하사는 B 준위의 강압에 못 이겨 남자 하사가 마시던 음료수를 마셨고 3일 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B 준위는 "나랑은 결혼 못 하니 대신에 내 아들이랑 결혼해서 며느리로서라도 보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도 했다. B 준위는 또 A 하사가 성추행·성희롱 상황을 피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현할 때면 통상적인 업무에서 A 하사를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참다못한 A 하사는 올해 4월 15일 공군 양성평등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B 준위는 이튿날 군사경찰대에 입건됐으며 같은 달 26일 구속됐다. B 준위는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수사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인권위원회에도 자문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임관한 지 1년을 갓 넘긴 강모(21) 하사가 20비 영내 독신자 숙소 내부 발코니에서 숨진 상태로 동료 부대원에게 발견됐다. 20비는 1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중사가 근무한 곳이다. 군 인권센터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 강 하사가 남긴 유서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담겨 있다"며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내용과 여타 정황을 볼 때 강 하사 사망에 부대 내 요인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중사가 지난해 5월 사망한 이후 해당 호실은 쭉 공실 상태였으나, 강 하사가 올해 1월 입주해 사용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강 하사는 입주 3개월이 흐른 올해 4월에 이르러서야 이 중사가 사망한 장소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후 주변 동료들에게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유서에는 이 중사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관사로 나온 게 후회된다. 다시 집 들어가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강 하사는 군사경찰과 군의관 소견상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 또한 없는 것으로 보여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린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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