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형마트 영업 규제' 본격 심사..'휴대전화 지원금' 규제도 심판
정부가 대형마트 영업 규제 개선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한다. 민간 전문가들이 이해당사자들 주장과 일반 국민 여론을 수렴해 규제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국무조정실은 오는 4일 제1차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첫 안건으로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정부가 아닌 민간 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규제 개선 필요성을 판단하고 관련 부처에 권고하는 ‘규제심판제도’가 본격 가동되는 것이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규제심판회의의 첫 논의 대상으로 선정됐다. 국무조정실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규제를 개선하자는 입장과 중소유통업·소상공인의 보호를 위해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해 관심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현행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오전 0시부터 10시까지 영업을 금지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일을 강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은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규제 혁신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히지 영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왔다.
정부는 4일 첫 규제심판회의에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 찬성과 반대 측 주장을 듣고, 오는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정부 ‘규제정보포털’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원 국무2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방향성을 갖고 추진하지는 않는다”라며 “합의점이 찾아질 때까지 규제심판회의는 계속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규제심판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것은 해당 규제에 재검토 여지가 있다는 정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국제적 기준과 비교해 과도하게 불합리하거나 시장 진입과 공정한 경쟁을 제한할 경우, 이해관계자들 간 입장차에 따라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 소관 부처가 해당 규제를 규제심판부로 회부하도록 규정돼있다.
다만 대형마트 영업 규제 개선 여부가 이른 시일 내에 결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원 국무2차장은 “(규제심판회의 개최를) 빨리 서두르는 이유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기 때문”이라며 “심판부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규제심판부의 규제개선 권고를 부처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추가 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 규제개혁위원회 권고마저 수용하지 않으면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규제 개선안을 확정한다.
국무조정실은 수산물유통업에서 외국인근로자 고용 제한 규제, 휴대전화 추가지원금 상한 규제, 미혼부 출생신고 규제, 비의료인의 반영구화장 시술 처벌 규제, 렌터카 차종 규제, 외국인 학원강사 학력 제한 규제 등을 규제심판 회의에서 순차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규제심판회의 등을 통해 규제 개선을 결정하더라도 시행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일부 규제들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과반 의석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169석)이 갖고 있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유통산업발전법, 휴대전화 추가지원금 상한 규제는 단말기유통법(단통법), 미혼부 출생신고 규제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이 필요하다. 비의료인의 반영구화장 시술 처벌 규제는 의료법 개정 및 문신사법 제정, 렌터카 차종 규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과해” “손가락질 말라” 고성·삿대질 난무한 대통령실 국정감사 [국회풍경]
- 수능 격려 도중 실신한 신경호 강원교육감…교육청·전교조 원인 놓고 공방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이러다 다 죽어요” 외치는 이정재···예고편으로 엿본 ‘오겜’ 시즌2
- [단독]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일었던 양평고속도로 용역 업체도 관급 공사 수주↑
- 유승민 “윤 대통령 부부, 국민 앞에 나와 잘못 참회하고 사과해야”
- “부끄럽고 참담” “또 녹취 튼다 한다”···‘대통령 육성’ 공개에 위기감 고조되는 여당
- 김용민 “임기 단축 개헌하면 내년 5월 끝···탄핵보다 더 빨라”
- [한국갤럽]윤 대통령, 역대 최저 19% 지지율…TK선 18% ‘지지층 붕괴’
- 민주당, 대통령 관저 ‘호화 스크린골프장’ 설치 의혹 제기… 경호처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