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까지 나서 '화이팅' 외친 경찰국, 비판 속에 순항할 수 있을까

김원진 기자 2022. 8. 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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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산하 경찰국 공식 출범일인 2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 내 경찰국을 방문해 김순호 경찰국장 등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2.8.2 / 이준헌 기자

31년 만에 부활한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은 첫 출근길부터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다. 여러 논란과 비판 속에서 출범한 탓인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직원 격려에 나섰다. 경찰국은 우선 경찰 간부 인사에 집중한 뒤 업무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국과 행안부 장관의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목 집중된 303호 경찰국

행안부 경찰국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303호에 마련됐다. 오전부터 303호 주변은 김순호 경찰국장의 출근길을 지켜보는 취재진으로 붐볐다. 행안부는 의정담당관(35명)을 빼고 모두 정부세종청사로 이동했지만 경찰국은 서울에 자리 잡았다. 경찰국 내부는 아직 사무집기도 다 갖춰지지 않아 어수선했다.

이날 오전 10시45분쯤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을 찾았다. 이 장관은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경찰국 화이팅’까지 외쳤다. 이 장관은 “경찰국엔 입직 경로는(입직 경로에 따른 구분은) 없고 하나의 경찰, 국민을 위한 경찰만이 존재할 뿐”고 말했다. 경찰국 직원 16명 중 경찰대 출신은 1명뿐이라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평소와 달리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8시45분쯤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났다. “경찰위원회 쪽에서는 (경찰국 신설에 대해) 반대 입장도 표명하겠다고 나오는데 입장이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장관은 답답하다는 듯 웃으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일을 하겠다는 건데 왜 이렇게 힘이 들고 반대하고 저항이 많은지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국가경찰위는 이날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국 신설에) 유감을 표하며 치안행정의 적법성 회복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 반발했다.

행안부 경찰국은 어떤 일을 할까?

경찰국은 출범과 동시에 경찰국의 주요 업무에 관심이 쏠렸다. 이 장관은 “경찰국의 첫 업무보고가 무엇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국은 우선 경찰 총경(일반 공무원 4급 상당) 승진 대상자 검토 등 경찰 간부 인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국의 업무 범위는 점차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김순호 사무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령에 나와 있는 경찰국의 역할,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통해서 논의할 항목별 의제 등이 (경찰국이) 대략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추가적으로 (외부 의견을) 받아 해야 할 의제를 더 폭넓게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제도발전위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이달 중 설치돼, 경찰대 개혁과 사법경찰과 자치경찰 분리 등을 논의한다.

경찰국이 출범한 날에도 행안부 장관의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됐다. 행안부 장관이 치안사무에 개입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경찰 행정 최고 심의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는 이날 오전 “경찰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행안부) 장관이 일반치안사무에 개입하거나 관장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 계속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지휘·감독 범위가 명확해야하지 않냐는 질문에 “앞으로 나아가면서 법률에 따라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립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치안정책관은 ‘폐지’

경찰국이 설치되면서 그동안 경찰에서 행안부로 파견 나온 치안정책관 보직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행안부는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으로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치안정책관인 A경무관 후임을 뽑지 않는다. A경무관은 지난 1일 경찰대로 인사가 났다. 행안부 관계자는 “치안정책관 자리로 배정됐던 파견 정원 자체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 우종수 서울경찰청 수사차장 등이 치안정책관을 거쳐 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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