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용진, 입모아 "尹정부 추진 학제개편안, 철회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참석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지난 31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윤석열 정부가 최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학제 개편안'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정책을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에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번 학제 개편안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학제 개편 추진으로 교육 현장은 물론 당장 돌봄 부담이 늘어날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큰 혼란이 일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에도, 국정과제에도 없던 학제 개편을 학부모, 교사, 교육청과의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부 계획대로라면 불과 3년 뒤 만 5살, 6살이 동시 입학을 시작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준비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일단 초등교사와 부모 모두 돌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워킹맘, 워킹대디의 경력 단절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단순 생산인구'로 대해서야 되겠느냐. 전인교육을 중점에 둔 종합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박용진 후보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아동의 권리는 어디에 있느냐"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협의 과정 없는 졸속 추진 학제개편 방침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며 "교육 백년대계를 초단타매매 하듯이 교육정책을 투척하고, 이제 와서 사고치고 뒷수습하는 참으로 답답한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화에는 어린이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 에피소드가 나온다"며 "5월 5일 어린이날이 생일로 나오는 피의자 방구뽕씨에 대해 부모들은 화를 내지만 실제 어린이들은 방구뽕에게 납치되어 마음껏 놀 수 있었던 몇 시간에 무척 행복해했던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라고 말했다.

그는 "만 5세 학제개편안은 육아와 고된 노동의 이중고로 고통받는 맞벌이 부부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한 졸속 발표이기도 하지만, 제가 또 주목하는 것은 우리 어린이들의 놀 권리"라면서 "초등학교에서 만 5살의 놀 권리가 누리 과정처럼 과연 보장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 후보는 "OECD 회원국 89.5%가 만 6세 이상 취학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라"며 "아이의 놀 권리, 학부모의 삶 모두를 위해 민주당이 졸속정책 막아내겠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