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학제개편안 철회하고 원점 재검토하라"..시도교육감 중 첫 반대

남지원 기자 2022. 8. 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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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주최로 열린 만 5세 조기 취학 개편안 철회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1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17개 시도교육감들의 협의체인 시도교육감협의회도 개편안을 비판하는 취지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교육단체들의 집회와 반대 서명운동이 연일 이어지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교육부 초등 입학연령 하향 정책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고 아동의 발달에도 맞지 않는 무리한 학제개편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번 개편안은 대선공약에도 인수위 과정에도 없다가 느닷없이 등장했고, 교육부 논의 과정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며 “발달에도 맞지 않는 조기취학 개편안은 이론적으로 설득력이 없고 취지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학연령 하향을 발표하면서 교육청과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유초중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청을 허수아비 취급한 것”이라고 했다.

교육감이 학제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조 교육감이 처음이다. 조 교육감이 의장을 맡고 있는 시도교육감협의회도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을 비판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져 이같은 반발이 전국 교육청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지난 1일 교육부가 “앞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단체들이 지난달 30일부터 실시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반대 서명운동에는 2일 오후까지 2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이날도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전국교원단체총연합은 오는 10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학제개편 반대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전날 교총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설문에 답한 초중고교 교원 1만662명 가운데 94.7%가 학제개편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정부는 뒤늦게 의견수렴에 나섰다. 박 부총리는 2일 오후 4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등 학부모단체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학제개편 발표 이후 처음으로 학부모단체와 만나는 자리인 이날 간담회는 당일 오전에야 급히 조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조만간 학제개편 추진단을 구성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설문조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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