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원이 생겨 겨우 출전했는데 덜컥 우승..프로당구 대이변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프로당구 3부투어 개막전에서 와일드카드로 처음 출전한 선수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송죽 PBC 캐롬클럽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헬릭스 PBA 챌린지투어 개막전 결승서 이정훈(30)이 정길복(57)을 상대로 가볍게 세트스코어 3-0(15-4, 15-12, 15-9)으로 승리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500만원. 대회 공동 3위는 한기정과 유준석이 차지했다.

결승서 이정훈은 첫 세트를 하이런 8점을 앞세워 3이닝 만에 15-4로 승리한 이후 여세를 몰아 2~3세트도 15-12, 15-9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이정훈은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 참가자다. 프로당구 선수가 되기 위해 지난달 초 열린 PBA 트라이아웃(선수선발전)에 참가했으나 1차전 69위를 차지, 합격 기준인 64위에 들지 못해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에 결원이 생겨 트라이아웃 성적 차순위 자격으로 와일드카드 자격이 주어진 것.

이정훈은 “직장에 다니며 당구 동호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트라이아웃을 탈락하면서 동호회 운영에나 집중하자고 마음을 추스렸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자격 전화를 받고는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그저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훈은 가까스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첫 경기(512강) 정민수를 상대로 30-29(25이닝) 1점차 진땀승을 거둔 이후에는 결승전까지 무려 9연승을 내달렸다. 프로당구 출범 대회를 제외하고 1~3부를 통틀어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건 이정훈이 최초다.

결승서 만난 정길복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한때 드림투어(2부) 8강에 올랐던 베테랑이다. 그런 정길복을 상대로 결승 첫 세트서 3이닝 만에 승리한 후 기세를 몰아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머쥐었다.

이정훈은 “또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나 그랬듯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최종적으로는 3부투어에서 3위 안에 들어 1부 투어까지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친김에 사고 한 번 더 치고 싶다”는 다부진 목표를 전했다.

[이정훈. 사진 = PBA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