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는 유가·곡물가·원재재가..하반기 인플레이션, 진화시킬 수 있을까

박채영 기자 2022. 8. 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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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내림세를 보인 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곡물가, 원자재가가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10월이면 물가가 정점을 찍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코로나19도 재확산되는 등 불안요인이 많아 국제유가 등의 하락이 계속 이어질 지는 두고봐야한다는 의견도 많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73달러(4.8%) 하락한 배럴당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8일 배럴당 122.11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0% 넘게 가격이 떨어졌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해 인도와 중국 등에 원유 공급을 지속했고,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증산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둔화 등도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달까지는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과 폭염 등의 계절적 수요로 추가적인 에너지 가격 하락이 제한되겠으나 9월로 가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재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밀과 옥수수 등 곡물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9월물)은 지난달 29일 부셸 당 8.07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부셸 당 12달러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30% 넘게 떨어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부셸 당 8달러까지 올랐던 옥수수 가격(9월물)도 최근 5~6달러 내외를 오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과 더불어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재개한 것이 곡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세계적인 곡창지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는 지난 1일부터 다시 곡물 수출을 재개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곡물 수출이 중단된 지 5개월 만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1일 톤 당 7821.25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만달러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20% 이상 하락했다. 니켈 현물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ME에서 니켈 현물 가격은 지난 1일 톤 당 2만35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한때 4만8000달러 수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떨어지는 유가, 곡물가와 원자재 가격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전반적인 추세를 가늠해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밀과 옥수수 가격 하락이 소비자 식품 가격 상승을 낮춰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을 완화시킬 것”이라면서도 “농산물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의 비정상적으로 덥고 건조한 날씨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이 식량 공급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고도 보도했다.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경제학자 롭 보스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가격 조정은 분명히 보게 될 것이지만, 아직은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물가를 가장 많이 자극했던 것이 에너지와 원자재이다 보니,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진정되면 연말쯤에는 물가 상승속도가 둔화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유 재고는 계속 부족한 상황이고, 최근의 유가 하락세는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며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한달짜리 가격 변동으로 전체적인 물가 추이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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