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신에게 돌아가는 '내 생애 가장 특별한 탈선'[화제의 책]
“올바른 방향 설정과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난이도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 생 또한 그러하다.”
‘내 생애 가장 특별한 탈선’(한성규 지음 / 꽃씨)의 저자는 불혹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살아왔다. 미군부대에서 정훈장교로 근무했고, 중국에서 유학생으로 살기도 했으며, 뉴질랜드에서 재경직 공무원을 경험하기도 했다.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일을 하며 다채롭게 살아왔던 저자. 하지만 바쁘게 살아왔기에 그만큼 자신도 남도 돌아볼 충분한 여유가 없었다. 그런 그에게 큰 사건이 연달아 찾아왔다.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직장동료가 숨지고, 그가 일하던 건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소식까지 듣게 된 것.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저자는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와 해외봉사를 통해 ‘나’와 ‘타인’을 돌아보고 싶어졌다.
저자의 코이카 해외봉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코이카 해외봉사를 가기 전 영월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저자는 다시금 삶의 목표를 세운다. 그곳에서 저자보다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많기도 한 사람들이 한데 섞인 공동체 생활에 빠르게 적응해 간다.
그리고 긴장과 설레는 마음으로 향한 라오스에서는 느긋함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모든 것이 빠른 한국 문화와 라오스 문화의 차이를 느끼기도 한다. 본격적인 현지 봉사에서는 루앙프라방 교육대학에 근무하며 새로운 직장 환경에 적응하고, 라오스 현지 교수 및 직장 동료들과 교류한다.
그렇게 현지 문화에 익숙해질 즈음에 의도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기간 재택근무를 경험하게 된다. 온전히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자 저자는 봉사활동을 통해 다시금 자신이 바뀐 것을 상기한다.
결국 라오스 해외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단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코이카의 지침에 따라 일시 귀국하게 됐지만 저자는 일시귀국 후에도 봉사를 향한 열정을 멈추지 않는다. E-volunteering을 신청해 온라인으로 원격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E-volunteering은 화상강의를 직접 촬영해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강의를 준비해 라오스 사무소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원격 봉사를 통해 귀국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한다. 비대면 강의의 어려움을 겪지만 현지에 있는 라오스 동료 교수님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저자는 또다시 보람을 느낀다.
‘탈선’이란, 말 그대로 기차나 전차 따위의 바퀴가 선로를 벗어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 생에 가장 특별한 탈선’의 탈선은 지금껏 당연시하며 살아온 삶의 방식과 궤적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며 오히려 삶의 제자리를 찾는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탈선’을 통해 ‘내가 원하는 또 다른 삶’을 마주했다는 메시지다. 코이카 해외봉사 경험이 그에게는 자기 삶의 방식을 바꿔줄 ‘특별한 탈선로’였던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찾아보고 싶은 사람,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특별한 탈선로’를 꿈꾸는 사람에게 ‘내 생에 가장 특별한 탈선’은 하나의 나침반이 될 만하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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