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대통령에 쓴소리' 가톨릭 방송 무더기 폐쇄령

정빛나 2022. 8. 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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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니카라과 당국이 로마가톨릭교회가 현지에서 운영해온 라디오 방송국 6곳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카라과 마타갈파주(州) 교구의 롤란도 알바레스 주교는 전날 지역 통신회사인 '텔코르'(Telcor)로부터 방송채널 폐쇄 통보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니카라과 당국의 이같은 조처는 현지 가톨릭 사제들 일부가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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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관에 경찰 무단 진입도"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중미 니카라과 당국이 로마가톨릭교회가 현지에서 운영해온 라디오 방송국 6곳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카라과 마타갈파주(州) 교구의 롤란도 알바레스 주교는 전날 지역 통신회사인 '텔코르'(Telcor)로부터 방송채널 폐쇄 통보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6곳 중 한 곳인 마타갈파주 세바코 지역에 있는 사제관에는 경찰이 라디오 장비를 회수하기 위해 무단으로 진입해 예배당 잠금장치를 부쉈다고 교구 관계자는 주장했다.

마타갈파 교구는 성명에서 "만약 (경찰이) 사제 중 한 명이라도 건드린다면, 이는 마타갈파 교구 전체를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분명히 해둔다"며 강력 비판했다.

니카라과 당국의 이같은 조처는 현지 가톨릭 사제들 일부가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니카라과는 최근 몇달 새 1천개가 넘는 비정부 기구(NGO)에 대한 강제 폐쇄 조처를 단행하기도 했다.

알바레스 주교의 경우에도 오르테가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한 성직자 중 한 명으로, 그는 야권 지도자 등 정치사범에 대한 석방을 촉구하는가 하면 올해 초에는 경찰이 '박해'를 가하고 있다며 단식 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니카라과 정부는 라디오 채널 폐쇄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작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경쟁자이자 유력 대선 주자 및 야권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한 뒤 4연임에 성공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니카라과가 '엉터리 선거'를 치렀다고 비판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오르테가 정부 인사와 그 가족들을 제재 명단에 올린 상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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