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행 임박..중국 군사 행동 시나리오는
로이터 "中군용기, 대만해협 진입..도발적"
中샤먼항공, 항공편 조정..군사군도 공격할수도
대만, 군사 대비태세 격상..전시체제 돌입 아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이르면 오늘(2일) 밤 대만에 도착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대응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싸우겠다”며 군사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지켜봐 달라”고만 말했다. 대만이 관할 지역인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실탄 사격 훈련 장면을 공개한데 이어 1일 저녁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전진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군,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군사훈련 가능성
먼저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는데 멈추지 않고 대만 해협 중간선을 침범해 대규모 군용기를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의 젠(J)-16 전투기 4대는 이미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
2일 로이터 통신은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이날 오전 대만 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으며 중국 군함들이 중간선 가까이 머물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는 매우 도발적”이라며 “중국 군용기가 중간선을 잠시 건드리고 돌아가는 전술적 움직임을 반복했으며 대만 군용기들은 근처에서 대기 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군과 미군은 첨예한 대립이 있을 때 이 중간선을 침범해 무력시위를 해왔다.
중국은 이미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 주변에 항공 교통을 부분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중국 항공사인 샤먼항공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푸젠 지역 유량(流量·항공기 통과 수량) 통제의 영향으로 샤먼항공은 2일 일부 항공편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항공기 격추해야” 의견도
극단적인 경우에는 중국 군이 남중국해 플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를 공격할 가능성도 나온다. 프라타스 군도는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곳으로 대만군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공격이 시작된다면 1995년 이후 27년만에 제 4차 대만해협 위기가 발발할 수도 있는 만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실질적인 군사충돌을 원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제 3차 대만해협 위기는 1995년 7월 당시 대만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모교인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강연하기 위해 미 정부에 신청한 비자가 발급되자 중국이 이에 격분해 대만 해협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서 위기가 촉발됐다. 이후 미국이 대만에 대한 강력한 지원 표시로 대만 해협에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면서 사건은 끝났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요격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전 총편집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만일 미국 전투기가 펠로시를 호위해 대만에 진입한다면 이는 침입”이라며 “인민해방군은 펠로시의 항공기와 미국 전투기를 경고 사격과 차단 전술 기동을 포함해 강제로 쫓을 권리가 있다. 만일 효과가 없다면 격추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美 “펠로시 지원할 것”…대만, 군사 대비태세 격상
미국과 대만은 긴장 태세를 갖추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우리는 하원의장을 지원할 수 있는 어떤 조치든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는데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2일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군이 이날 오전 8시부터 오는 4일 자정까지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응한 군사적 대비태세 단계를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대비태세 격상이 전시체제 돌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선긋기로 풀이된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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