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이토록 불안한 삶에 바치는 촘촘한 그리움이라니

제주방송 김지훈 2022. 8. 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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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필화' 이미선 작가 15번째 개인전
'제주 아일랜드-치유의 정원'전
8월 3일~15일 인사동 제주갤러리

“나비와 돌고래가 형형색색 에메랄드 빛 제주바다의 금빛 윤슬을 따라 비행하는 상상을 해본다. 신의 밝은 메시지를 담아..”-이미선 작가노트 중-

나비와 돌고래 또 제주 바다 산산이 흩뿌려지는 물결을 따라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흡사 호접몽(胡蝶(之)夢)의 주체라도 된 듯, 그러나 단순하게 꿈꾸는 이를 자처하는데서 나아가 상상력은 경계를 확장합니다.

나비가 춤추며 돌고래가 날아다니는걸 꿈꾸고 지켜 본다는 작가. 꿈에서 꿈으로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다시 꿈은 시작됩니다.

'나'도 '나비'도 아닌 그런 초월적 지점에 선 작가는 그렇게 내밀한 현실을 바라보며 '이상'과 '바람'을 꼼꼼히 화폭으로 옮겼습니다.

제주 자연 등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공필화가' 이미선 작가입니다.

서울 인사동의 제주 예술 아트플랫폼 제주갤러리가, 제3회 공모전 당선 작가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8월 3일부터 15일까지 이미선 작가의 15번째 개인전 '제주 아일랜드–치유의 정원'전을 개최합니다.

말 그대로 "공 들여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하는게" 특징인 공필화(工筆畵)는 중국 당대부터 전해 내려온,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소묘지에 정밀하게 스케치를 하고, 비단을 붙인 틀 밑에 스케치를 받친 후 선을 긋는 '선묘' 그리고 명암을 넣는 '분염', 색을 만들어 가는 '조염' 등 층층이  쌓여가는 과정을 거치고 또 거쳐야 합니다.

작가는 중국 유학시절, 궁중회화기법인 공필화를 익혔고 지금껏 제주 자연과 풍광을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선보여 왔습니다.

공필화 40여 점.."치유 메시지 담아"

이번 '제주 아일랜드-치유의 정원' 주제 개인전에는 1000km를 날아 대장정에 나서는 제주왕나비와 멸종위기에 놓인 남방큰돌고래를 같이 그려 탄생한 '나비와 돌고래 시리즈', '말 시리즈', '새시리즈', 제주문화재인 보물 제1178호인 원당사지오층석탑 등 100호 이상의 대형작품 20여 점을 포함해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 작가는 "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암울한 관객들에게 제 작품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평안을 줬으면 좋겠다"면서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피안에 있는 기분으로 영혼에 잔잔한 안정감이 전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주 전통에 대한 재해석-재발견"

강지선 제주갤러리 디렉터는 "이미선 작가는 현재 한국, 특히 제주에서 활동하는 극소수 공필화가 중 하나로, 작가의 고유함은 중국에서 배워온 전통 공필화를 현대적인 기법과 제주의 소재, 미학과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공필화 20년 화력 동안 전통적인 공필화 명맥을 이어가면서, 현대적이고 제주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전통보다 늘 새로운 것에 더 관심을 갖는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작가의 전통적 제작 방식에 대한 고집과 장인적인 태도, 손노동에 대한 강조는 여러 시사점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더불어 "제주 관련 소재를 다루며 공필화의 깊은 먹색의 여운과 겹겹이 쌓아올린 밀도감을 제주 바다와 자연의 깊은 색채와 형태로 승화시킨다"며 "이러한 깊이감이 관람객에게 명상과 느린 사유, 제주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끌게 한다는 측면에서 이미선 작업의 지닌 강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법을 귀띔했습니다.

전시는 8월 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내 제주갤러리 B1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미선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와 중국 노신미술대학 대학원 중국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국내에서 수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중국 북경과 양주에서도 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작가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9월까지 공모 작가전 계속

지난 3월 본격 운영에 들어간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는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면서 제주와 관련된 주제와 소재, 물성, 미학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여 중앙에 알리기 위한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한용국 작가 전시를 시작으로 조현예, 이은경 작가전을 진행했습니다. 이미선 작가 전시에 이어 김유림, 조윤득, 진주아, 김연숙, 고용석 등 공모로 선정된 제주 작가들의 개인전이 예정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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