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잡아라" D램 개발 속도 내는 대만 난야.. 10나노 생산 2배 늘린다

윤진우 기자 2022. 8.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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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급 D램 생산공장 착공
2024년 10㎚급 3세대 양산 목표
EUV 공정 활용한 4세대 D램 개발 중
한국과 기술격차 4~5년, 점유율 3% 불과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 난야 본사 모습. /난야 홈페이지 캡처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 난야가 D램 연구 개발비와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 위해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D램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난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전 세계 4위 D램 제조사로, 대부분의 생산량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2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난야는 최근 10㎚대 D램 공정 기술 개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3배 늘리고, 개발 인력을 1000명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대만 북부 타이산 난린과학단지에 만들겠다고 발표한 10㎚급 D램 생산공장(팹)의 착공식도 진행했다. 난야는 총 3000억대만달러(약 13조710억원)를 투자해 공장과 연구개발 등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 난야는 10㎚급 2세대(1y) D램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급 3세대(1z) D램의 경우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난야는 오는 2024년 완공하는 D램 공장에서 10㎚급 3세대 D램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웠다. 또 2025년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해 10㎚급 4세대(1a) D램 양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난야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난야 제공

난야는 D램 생산공장을 만들어 생산능력을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규 생산공장의 월 생산능력은 4만5000장에 달한다. 이는 난야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10㎚급 1세대(1x) D램 생산량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난야의 연매출은 오는 2024년 700억대만달러(약 3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난야의 지난해 연매출은 500억대만달러(약 2조1700억원) 수준이다.

난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경쟁에 밀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로 생산량을 늘리는 증산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지난 2010년 이후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3%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점유율 43.5%, 27.3%를 기록하는 동안 난야는 3.0%에 머물렀다.

난야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꾸준히 늘어나는 D램 수요가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연간 D램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는 매년 10%를 넘고 있다. 특히 3~4년 주기로 반복됐던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주기가 짧아진 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난야 메모리 반도체 이미지. /난야 제공

과거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미국 대통령 선거(4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업데이트 주기(3년) 등에 따라 3~4년 주기로 발생했다. 그런데 반도체 수요처가 다양해지고 파운드리(위탁 생산) 생산이 늘어나면서 슈퍼사이클 주기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제품 교체 주기에 빠른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견인하면서 2010년 후반부터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슈퍼사이클 주기는 약 2년으로 줄어든 상태다.

국내 업체와 비교해 기술 수준이 뒤처진다는 점은 난야가 풀어야 할 숙제다. 난야가 오는 2024년 양산할 10㎚급 3세대(1z) D램의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EUV 미세공정을 적용해 양산 중이다. 한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4세대(1a) D램 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부터 10㎚급 4세대 D램 양산하고 있다. 국내 업체와 난야와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4~5년 이상 벌어져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난야가 10㎚급 D램 생산량을 늘릴 경우 국내 업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난야를 자국 반도체 업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난야의 D램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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