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만명 '좋아요' 눌렀지만..국민제안, '어뷰징'으로 결국 무효

임현지 기자 2022. 8. 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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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에게 많은 표를 얻은 제안을 선정해 정책화하는 '국민제안'이 조직적인 중복투표, 이른바 '어뷰징'이 발생하며 무효화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투표에 어뷰징이 발생해 당초 선정하기로 한 우수 제안 3건을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표창에 올라온 국민제안 10건 역시 모두 한 줄짜리 제목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국정에 반영되기에는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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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제안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국민들에게 많은 표를 얻은 제안을 선정해 정책화하는 '국민제안'이 조직적인 중복투표, 이른바 '어뷰징'이 발생하며 무효화됐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투표에 어뷰징이 발생해 당초 선정하기로 한 우수 제안 3건을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6월23일 국민제안 코너를 신설해 1만3000여건의 민원·청원을 접수받았다. 이 가운데 10건을 추려 온라인투표로 상위 3건의 우수제안을 선정, 국정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투표는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열흘 간 진행됐다. 이 중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총 57만7415건으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9900원 K-교통패스(가칭) 도입'은 57만6719표, '휴대전화 모바일 데이터 잔량 이월 허용'은 57만2664표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어뷰징 논란이 발생하며 이번 투표는 없던 일이 됐다. 국민제안 투표는 전 정권의 국민청원과 달리 로그인이나 본인 인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투표가 가능하다. 이에 다른 기기를 이용하면 중복투표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투표 결과를 보면 10건에 대한 좋아요 수가 56만~57만여개로 균등한 수준의 분포를 보인다. 투표창에 올라온 국민제안 10건 역시 모두 한 줄짜리 제목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국정에 반영되기에는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통령실은 "호응은 좋았으나 10개 제안에 대해 좋아요 수가 변별력이 떨어질 만큼 많은 부분에 분포가 돼 있다"며 "이메일·문자·SNS 인증 또는 실명제 중 어떤 수준에서 본인인증 제도를 도입할지 숙고해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반대하는 마트산업노동조합 측은 "1위와 10위의 득표차가 3%도 채 되지 않았다"며 "방식과 절차를 지적당하며 투표중단을 요구받았음에도 비민주로 밀어붙인 결과 이 같은 대참사가 일어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제안 상위 3건에 대한 발표는 하지 않게 됐지만,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규제심판회의에서 첫 번째 주제로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선정되면서다.

규제심판회의를 운영하는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해당 규제는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개선하자는 입장과 소상공인의 보호를 위해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 제기돼왔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해 첫 규제심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대형마트 규제와 관련해 오는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규제정보포털'에서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토론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지난 2012년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공포하며 도입했다. 월 2회 일요일에 대형마트 문을 닫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을 배불리는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끊임없이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왔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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